尹 경제고문에 '盧의 남자' 변양균
윤석열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참모였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한다. 윤 대통령은 변 전 실장의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을 읽고 그를 기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변 전 실장을 대통령 경제고문으로 위촉하는 행사를 연다.

행정고시 출신(14회)인 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차관·장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사회정책을 설계해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 불거진 변 전 실장과 신정아 씨의 스캔들을 수사한 검사가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소속이던 윤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설계하는데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대통령은 변 전 실장이 2017년 출판한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을 읽고 그에게 경제고문을 맡아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변 전 실장은 저서를 통해 “케인스식 금융·재정 중심의 단기 정책에서 벗어나 슘페터식 공급 혁신 정책으로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슘페터식 혁신 정책으로 정리해고 같은 노동 유연성 제고, 수도권 토지 규제 해제, 대대적인 금융규제 완화, 이민의 대대적인 개방 등을 제시했다. 동시에 실업급여 확대 같은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확대 정책, 비수도권 지원을 위한 특별기금 조성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윤 대통령에게 그의 기용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총리는 지난달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규제혁신추진단’ 신설과 관련해 변 전 실장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개선이 필요한 덩어리 규제와 관련한 질문에 “그런 개혁에 대해 2017년 책을 쓴 분도 있다. 정부에 계셨던”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