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원숭이두창에 관광객 급감…먹이 부족하자 주택 침입도
태국, 주거지 출몰 원숭이 '골치'…대규모 중성화 수술
도심 주거 지역에 출몰하는 원숭이들로 골머리를 앓던 태국 정부가 대규모 중성화 수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4일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에 따르면 '원숭이 도시'로 유명한 중부 롭부리시 등에서 원숭이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킴에 따라 당국이 개체 수 조절에 나섰다.

올해 들어 당국은 현재까지 원숭이 624마리를 중성화한 뒤 다시 풀어줬다.

이달 12일에만 롭부리시 카오솜폿산에서 과일로 원숭이를 유인한 뒤 생포해 49마리를 중성화했다.

한때 롭부리 원숭이는 도시의 명물로 사랑받았다.

수도 방콕에서 동북부로 140㎞가량 떨어진 롭부리시는 거리에서 원숭이를 쉽게 볼 수 있는 관광 명소였다.

몰려든 관광객이 각종 음식을 주면서 먹이 걱정이 없어진 원숭이 개체 수는 나날이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고, 원숭이들은 갑자기 굶주리게 됐다.

원숭이들은 먹이를 찾아 주택까지 침범, 주민들이 피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배고픈 원숭이들은 점점 난폭해졌고, 2020년 3월에는 수백 마리에 달하는 두 원숭이 무리가 도심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태국 정부는 당시에도 원숭이 약 500마리를 중성화했다.

이후 코로나19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원숭이들은 다시 먹이 걱정을 더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숭이 두창이 악재가 됐다.

세계적으로 원숭이 두창이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이 원숭이를 기피하고, 자연스럽게 먹이를 주는 일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사람 간 접촉으로 감염되고 태국에서는 아직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중성화 프로젝트는 원숭이 개체 수가 적정 수준까지 줄어들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