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충북 충주로 본사를 옮기며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차세대 엘리베이터를 생산하고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해 그룹 재도약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충주 스마트캠퍼스에서 ‘2022년 현대엘리베이터 충주캠퍼스 이전 기념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본사 및 공장을 이전한 것은 1984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은 선포식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단순히 건물 층간 이동수단을 넘어 미래의 꿈을 현실화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끊임없는 혁신만이 기업의 퇴보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현대엘리베이터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디지털 변환 △혁신적인 제품 개발 △해외사업 확장 △서비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모빌리티 신사업 진출 등 5대 전략과제 실천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특히 현재 20%에 불과한 해외 매출 비중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5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조재천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내년 이후 중동, 남미, 북미 등으로 거점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철강, 콘크리트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무엇보다 철근 수요가 많은 엘리베이터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을 깎아먹는 형국”이라며 “판매가 인상을 위해 이해당사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청북도, 충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충주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17만2759㎡(약 5만2000평) 규모의 충주 스마트캠퍼스는 생산·포장·출하 단계까지 모두 일원화한 스마트 팩토리다. 산업사물인터넷(I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해 자동화율을 78%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승강기 도어 제조 과정은 원자재 가공부터 판금까지 모두 로봇에 의해 진행된다. 현대엘리베이터 계열사인 현대무벡스는 지난 4월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 대표는 “이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술이 접목된 엘리베이터를 개발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연간 3만5000대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충주 스마트팩토리에서 기존 공장 대비 연간 생산능력을 25%가량 끌어올려 2만5000대로 늘리고, 생산성도 향상시켜 원가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주=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