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1937년 중국 아냐'…中, 7·7사변 기념일 애국심 고취
대만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일본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7·7사변(노구교<盧溝橋> 사건)' 85주년을 맞아 일제의 만행을 알리며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

7·7사변은 1937년 7월 7일 중국과 일본 군대가 베이징 노구교에서 충돌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후 일본군은 노구교 지역을 점령한 뒤 베이징과 톈진 등을 공격했고, 중국도 전면적인 항전에 돌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 공식 웨이보에 '오늘의 중국은 1937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1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인민일보는 "85년 전 오늘 노구교 인근에서 총성이 울리며 전 민족 항전의 서막이 시작됐다"며 "중화의 자녀들은 끝까지 항전했고, 목숨과 피로 외래의 침략에 저항하는 역사의 시를 썼다"고 밝혔다.

동영상 속에서는 일제에 맞서 싸우는 모습과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준 뒤 "오늘의 중국은 과거 어떤 시기보다 강력하고 영토·주권과 인민의 안전을 보호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는 "누구든 침략 역사를 부정·왜곡하고 심지어 미화하려 한다면 중국 인민과 각국 인민은 결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2014년 7·7사변 77주년 기념식 발언을 소환하며 애국심을 자극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인민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인민항일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며 "이 승리는 중국 공산당이 기둥 역할을 한 위대한 승리이자 중국 인민의 승리이고 세계 인민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증국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으로 중일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일본은 침략 역사를 진지하게 직시하고 반성하며 실제 행동으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노구교 인근의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과 난징대학살이 발생한 장쑤성 난징의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에서는 이날 오전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은 베이징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동안 문을 닫았으나 이날 오후부터 재개관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7·7사변 85주년', '오늘의 중국은 더는 1937년의 중국이 아니다' 등의 검색어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 전자업체인 히타치는 최근 일부 온라인몰에 '칠칠절' 할인 행사를 한다고 홍보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네티즌들은 "히타치는 어떻게 7·7 사변을 모를 수 있느냐"고 거칠게 항의했고, 히타치 측은 "날짜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오해하게 했다"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새로운 사진기 출시일을 7월 7일로 발표했다가 네티즌의 거센 반발과 함께 국가의 존엄과 이익을 해쳤다는 이유로 100만 위안(약 1억 9천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