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훈, 라포엠 잠시 내려놓고 솔로로…어릴 때 김나박이유 꿈꿨죠

라포엠 유채훈이 솔로 가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팬텀싱어3'를 통해 결성된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으로 묵직한 음악의 매력을 많은 이들에게 알렸던 그는 이전과는 또 다른 보컬 색깔로 대중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유채훈은 6일 오후 6시 첫 미니앨범 '포디움(Podium)'을 발매한다.

'포디움'은 그간 클래식 및 크로스오버 장르에 매진해온 유채훈이 대중가수로서 첫발을 내딛는 출발점이 되는 앨범으로, 타이틀곡 '별의 기억'을 비롯해 '산책', '꽃', '숨', 유채훈의 자작시 '이대로 여름'까지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프로듀싱은 라포엠의 음악을 함께해 온 에코브릿지가 맡았다.

'포디움' 발매 하루 전인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채훈은 "원래 가수가 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한 거였다. '팬텀싱어3' 출연 이후 크로스오버 팀으로 활동하며 클래식 분위기의 음악으로 그 세계에서 열심히 해왔는데, 개인 앨범으로는 꿈을 더 늦기 전에 (실현)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앨범명 '포디움'은 지휘대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유채훈은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가 올라가는 단상"이라면서 "지휘대에 올라가면 많은 관객과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집중한다. 처음으로 대중음악에 나서는 내게 집중해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잘 해내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곡을 받아본 끝에 5곡을 엄선했다는 그는 "욕심을 내서 발라드와 함께 조금 센 음악까지 다양하게 넣으려고 계획했다가 첫 앨범이니 그보다는 내가 느끼는 것, 감성에 더 집중했다. 늘 화려한 음악을 했기 때문에 솔직한 모습을 소박하게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 싶었다. 내게 와닿는 가사와 멜로디에 집중해 선곡했다"고 밝혔다.

클래식 범주에서 벗어난, 팝 싱어 유채훈의 목소리는 색달랐다. 무게감을 덜어내고 힘 있는 발성보다는 감성적인 면에 집중한 그였다. 유채훈은 "라포엠 음악은 서정적이긴 하지만 웅장하고 사운드가 강한 게 많았는데 이번 앨범은 듣기 편안한 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의 라포엠에서 유채훈이 보여줬던 소리나 발성법, 창법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 톤을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과거 팝페라 활동을 거쳐 라포엠까지, 유채훈에게서 클래식을 쏙 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녹음하면서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까지 조절해야 하는지 많이 헷갈리더라. 프로듀서인 에코브릿지 선배님이 많이 도와줬다. 주변 스태프분들과 회사 식구들 역시 응원을 많이 해주고 괜찮다고 달래주기도 했다"며 웃었다.

대중적인 솔로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았다. 보다 많은 이들이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보컬이 부담스러워서는 안 됐다고. 유채훈은 "기존에는 정확한 테크닉으로 노래하는 게 중요했는데 이번에는 발성보다는 가사, 멜로디 등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려 했다"면서 "내가 과하게 소리를 밀어서 내지 않아도 됐다. 옆에서 말하듯이 부른다는 게 크로스오버 음악과의 가장 큰 차이였다"고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는 유채훈에게 어떤 남자 솔로가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까. 휘성, 박효신 등을 언급한 그는 "중·고등학생 때 이른바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가 보컬의 신이었다. 그분들 음악을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노래해서 김나박이유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다. 대한민국 보컬이라면 누구나 '김나박이'를 꿈꾸지 않냐"며 미소 지었다.

이어 "'유'를 붙이기엔 좀 늦은 것 같고, 그분들이 '유채훈이라는 음악 참 잘하는 후배가 있더라'고 알아주실 때까지 열심히 할 거다. 무대에서 꼭 만나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목표는 성악 발성을 쏙 뺀, '솔로 가수'로서 자신을 대중에 각인시키는 것이었다. 유채훈은 "앨범 작업 초반에 완전히 발라드로 갈지, 아니면 많은 분이 좋아해준 음악을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과감하게 대중음악으로도 인정받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클래식, 성악을 전공한 사람도 이질감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어요. 음악을 듣고 '성악했어?', '성악가야?'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말이죠. 이 앨범을 통해 발라드를 보여드리고, 개인적으로 밴드 사운드에 대한 야망이 있어서 앞으로 록 등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가장 자신 있는 장르에 대한 욕심도 컸다. 유채훈은 "안드레아 보첼리와 견줄 수 있는, 임태경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음악도 보여주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솔로 가수로서 얻고 싶은 반응은 "톤이 좋다"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노래 잘한다는 말보다는 보컬 톤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면서 "대중들에게 '이런 톤을 가진 가수가 있구나'라는 평가받고 싶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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