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윤핵관 공격 명백…칼 빼 들고 달려오는 데 무슨 타협" 포문
속 끓이는 친윤은 '로키'…장제원 "대응할 필요 못 느껴"
당내 李 처신·윤리위 논란 지속…이인제 "李, 용퇴 결단 내려야"
침묵 깬 이준석, 다시 윤핵관 직격…윤리위 임박에 與 내홍 심화(종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오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가 5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홍이 점점 심화하는 양상이다.

당 내부에서 이번 징계 심의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폭풍의 한 가운데 선 이 대표가 이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최근 자신에 대한 공격의 주체로 콕 집어 지목하면서 계파 간 대립 구도가 점점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윤리위 징계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 보면 혁신위에 대한 공격도 그렇고 우크라이나 간 것도 무슨 제가 사적인 일정으로 간 것처럼 공격이 들어온다"며 "윤리위와 관계없이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세력 쪽에서 들어오는 게 명백하지 않느냐"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윤핵관' 그룹을 겨냥해 "칼을 빼 들고 달려오는 사람이랑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공격에 타협 지점이 어디 있느냐"면서 정면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을 생략하고 소셜미디어(SNS)도 자제하는 등 '무음 모드'에 들어갔던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심사가 임박해오자 다시 포문을 열어 '윤핵관' 집중 타격에 들어간 양상이다.

그는 그러나 이날 국회에서 마주친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저녁께 청사를 떠났다.

당내 친윤(親尹) 쪽은 이 대표에 대해 속을 끓이면서도 윤리위 결정 전까지는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윤핵관 쪽 공격'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거기에 내가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침묵 깬 이준석, 다시 윤핵관 직격…윤리위 임박에 與 내홍 심화(종합)
하지만 '운명의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당내에서 이 대표의 처신 및 윤리위 활동에 대한 왈가왈부도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특보를 지낸 김정재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당 대표로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조금 더 절제된 행동을 하면 좀 더 신뢰를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리위 활동에 대해 "법적 판단을 하는 데가 아니라 윤리적 부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이나 성 상납 의혹과 관련된 정황적인 증거들이 제대로 모이면 그걸 토대로 아마 윤리적 차원에서 평가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신(新) 윤핵관'으로 꼽히는 배현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가 확신을 가지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달 째인지"라고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을 공개 노출하며 최고위 참석을 보이콧 중인 배 최고위원은 "횡설수설로 시간 흘려보내기에 이번 한 주는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

해야 할 말만 하시라"라고 꼬집었다.

이인제 전 의원은 SNS에서 윤리위 징계 심의를 거론하며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과 이준석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은 조해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같은 젊은 정치인, 당원, 유권자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대선, 지선에서 극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며 "시행착오나 실수가 있다고 해서 이걸 아예 그냥 걷어내 버리고 배제해 버리면 당의 더 큰 손실"이라고 감쌌다.

조 의원은 윤리위 징계 심사에 대해 "철저하게 증거 위주로 가야 한다고 본다"며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추측이나 설(說)로 전당대회에 선출된 당 대표에 대해서 징계를 내린다면 그건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친이준석계'로 꼽히는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식 유죄추정에 반대한다.

잘못이 있다면 수사 결과가 나온 뒤 비판하면 될 일"이라고 했고, 문성호 대변인도 "무죄추정 원칙, 증거주의 원칙 따위는 던져버리고 일방의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만으로 당 대표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고 엄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