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제로 코로나', 부동산 규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압박 등 3대 악재가 완화하면서 중국 주식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중국 본토증시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4월말 저점 이후 지난 주말까지 두 달여 동안 18%가량 올랐다.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이 8%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스 MSCI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3억3300만달러(약 4300억원)가 유입됐다. 2011년 이 ETF가 설립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런 추세는 중국 주식에 '투자 부적격'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던 지난 3월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배런스는 중국 당국이 경제에 큰 충격을 준 상하이 봉쇄와 같은 무자비한 통제를 되풀이하진 않고, 부동산 중심의 경기 부양책을 지속하며, 자국 빅테크 규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 강세를 예상했다.

맥쿼리그룹은 중국이 올해 목표인 5.5%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하반기에 7% 이상 성장해야 하며, 이는 상하이 사례와 같은 주요 경제권의 전면 봉쇄를 되풀이해선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국내 통제 범위를 축소하고 해외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줄이는 등 점진적으로 '제로 코로나'를 완화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개발업체들에 대한 대출 제한 완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통적인 인프라 투자도 동원하고 있지만 감세와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 매각 수익 감소로 재정에 한계가 오고 있다. 신규주택 판매가 늘어나면 토지사용권 수입도 증가해 정부 재정에도 여유가 생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중국 경제를 살리는 핵심 축으로 지목된다.

빅테크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라도 수위를 낮춰야 할 상황이다.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 5월 18.4%로 2018년 별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천주로는 방역통제 완화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 수혜가 예상되는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에청(트립닷컴), 인프라 투자 창구로 꼽히는 중국건설은행 등이 제시되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은 부동산개발업체들도 부동산시장 회복에 따라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