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출범 전 규제 완화·권한 이양 위한 후속 법률 개정 시급
오색케이블카 착공·도청사 이전·반도체 공장 유치 등 과제 산적
[출발 민선8기] 김진태 강원도정, 특별자치도법 보완 시험대 올라
김진태 강원 도정이 민선 8기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강원특별자치도법) 보완 등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강원특별자치도법이 지난 10일 공포됨에 따라 1년 뒤인 2023년 6월 11일부터는 특별자치도 시대가 활짝 열린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도 단위로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7일 1일 강원도지사로 취임하는 김진태 당선인은 내년 6월 11일에는 첫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된다.

그러나 제주와 비교하면 강원은 첫발을 뗀 수준이어서 광범위한 자치권을 확보하려면 갈 길이 멀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2006년 제정 이후 6차례 법률 개정작업을 거쳐 조항이 481개로 늘었고, 중앙 정부가 이양한 권한은 4천660건에 이른다.

강원특별자치도법 조항은 현재 23개에 불과한데다 어떤 권한을 넘겨받을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게 없다.

[출발 민선8기] 김진태 강원도정, 특별자치도법 보완 시험대 올라
강원특별자치도법은 남북 분단, 국가 안보를 위한 중첩된 규제와 이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부족 등으로 낙후한 도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제정됐다.

군사, 산림, 농업, 환경 분야에서 규제를 받는 도내 지역은 2만1천890㎢로 강원 전체 면적의 1.3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규제로 인한 피해는 자산가치 손실액이 66조원, 생산 손실액이 49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선 8기 강원 도정은 내년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기 전까지 1년 동안 현재 틀만 갖춰진 특별자치도법에 내용물을 채워야 하는 시급한 과제부터 풀어야 한다.

김 당선인은 강원특별자치도법 제정처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법 수준으로 후속 법률 개정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표가 아쉬운 여야의 계산이 맞아떨어지면서 강원특별자치도법은 거의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 상황 속에서 후속 법률 개정이 순탄하기만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국민의힘이 여당이지만 국회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여서 국정 현안을 놓고 여야가 맞서는 상황이 되면 강원특별자치도법 후속 법률 개정작업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힘든 구조다.

김 당선인은 "특별자치도 후속 법률 개정의 핵심은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규제라는 것을 정하고, 그것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는 것"이라며 "앞으로 1년을 골든 타임으로 정해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출발 민선8기] 김진태 강원도정, 특별자치도법 보완 시험대 올라
민선 7기부터 이어진 현안과 당선인의 민선 8기 공약사업 이행도 과제이다.

김 당선인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기로 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도 공약한 사안이어서 과거보다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단체의 반대 목소리는 여전하다.

건립한 지 65년이 돼 낡은 도청사 이전 문제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선 7기를 이끈 최문순 지사와 이재수 춘천시장,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월 도청사를 춘천 시내 옛 미군 부대(캠프 페이지) 부지로 이전하기로 발표했지만, 김 당선인은 원점 재검토 방침을 견지해왔다.

도청사 이전 부지가 밀실에서 결정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해온 만큼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을 어떤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선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알펜시아 리조트의 가치가 의도적으로 저평가돼 매각됐고, 춘천 레고랜드는 전대미문의 불공정한 계약으로 추진됐다면서 당선인이 취임 이후 사실관계를 규명하라는 강원도지사직 위수위원회의 주문 등 논란을 해소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 중심지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추진한 전임 도정의 남북 교류사업 정비 여부도 주목받는다.

김 당선인은 철저히 비정치적인 분야를 대상으로 남북교류사업을 추진한다는 견해이다.

그는 "여태까지 보여왔던 위장 평화, 굴종적인 태도는 진정한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통일 준비를 위한 남북교류사업의 끈은 놓지 않겠지만 굴종적 태도를 하지 않고 당당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발 민선8기] 김진태 강원도정, 특별자치도법 보완 시험대 올라
김 당선인이 공약 이행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가운데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원주에 유치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공약 사업 실마리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한 사전 여건을 조성하고자 원주 부론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하고, 부론 IC 신설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법률을 개정해야만 하는 한국은행 본점 유치를 비롯해 제주영어교육도시와 같은 국제학교 설치, 강원도청 2청사 설치 등 주요 공약도 민선 8기 강원 도정이 풀어야 할 숙제다.

김 당선인은 "12년 만에 강원 도정이 바뀐 것만도 새로운데 특별자치도라는 선물까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특별한 강원도 시대 도민들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출발 민선8기] 김진태 강원도정, 특별자치도법 보완 시험대 올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