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부∼극동 잇는 해상통로 개발 박차…항로관리 '로사톰'이 전담
러 북극해 항로서 핵추진 쇄빙 화물선 본격 운항 나서
러시아가 해상 물류 통로로 개발 중인 북극해(NSR) 항로에서 올해 들어 핵 추진 쇄빙 화물선이 본격적인 운항에 나서고 있다.

29일 러시아 극동 매체 프리마메디아 등에 따르면 핵 추진 쇄빙 화물선 세브모르푸트호가 지난 2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컨테이너 111개와 건설자재 40t을 싣고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로 출발했다.

항해에는 22일가량이 걸릴 예정이다.

세브모르푸트호는 오는 9월 캄차카주에서 화물을 싣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갈 예정이다.

'북극해 항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러시아 정부는 세브모르푸트호 운항에 드는 비용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앞서 이 선박은 지난 1월에도 방글라데시에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할 자재를 싣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들어온 바 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녹아 새 항로가 열리면서 북극 지역은 국제사회 경쟁지역이 됐다.

러시아의 북극해 항로는 북극권 카르스키예 해협(Kara Strait)에서 추코트카 자치구의 프로비데니야만(Providence Bay)까지 약 5천600㎞에 이른다.

러시아는 수십 년 전부터 해당 항로 개발에 힘을 쏟았으며, 1998년 140만t에 불과하던 북극해 항로 운송량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3천500만t 정도까지 증가했다.

올해 들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제재가 가해지자 원유·원자재 등 운송 통로로 극동으로 향하는 북극해 항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해 항로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1년에 5∼7개월 정도만 가능한 항해 기간을 단계적으로 8∼10개월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 2035년까지 이 항로의 연간 운송 물량을 2억5천만t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가동 중인 핵 추진 쇄빙선 6척 외에 2027년까지 3∼4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3천억 루블(6조9천여억원)을 들여 북극해 항로 4개 지점에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 정부는 북극해 항로 관리 권한도 러시아 해상·내륙수로 관리청에서 국영 원자력 에너지 기업인 로사톰으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로사톰은 북극해 항로 개발 및 운항 선박 모니터링, 항로 주변 해빙 상태 등에 대한 정보 제공, 쇄빙선 운영 등에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