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가능성 크다는 관측 지배적…내달 중순께 논의 본격화할듯
윤대통령, 최근 MB건강 악화 상세 보고 받아…김건희 여사, 지난달 김윤옥 여사 위로
이재용·김경수 등도 관심사, '대통합 사면' 주목…"막판까지 유동적"
'형집행정지' MB, 8·15 특사 이어지나…대통령실 "국민통합 문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8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되면서 두 달 뒤 8·15 특사 명단에도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8·15 특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사면권을 행사하는 계기로,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기업인과 야권 인사 등이 어느 정도 포함될지를 두고 벌써 관측이 분분하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상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윤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이 여러 차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도어스테핑에서 'MB 사면론'에 대해 "과거 전례에 비춰서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1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선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받고 "댁에 돌아가실 때가 됐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에 대해 상세히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하순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공개로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영부인 중 첫 예방이었다.

윤 대통령 참모 가운데 유독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거나 옛 친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많은 점도 사면이 유력하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검찰이 이날 이 전 대통령을 3개월 동안만 일시 석방한 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형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당장 8·15 사면 대상이 되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사면과 맞물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의 사면 여부는 또 다른 관심사다.

먼저 윤 대통령이 기업 주도 경제 성장,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강조해온 점이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다만 공정과 상식, 법치주의를 국정 운영의 전면에 내세운 윤 대통령이 재벌의 범죄에는 눈 감는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형집행정지' MB, 8·15 특사 이어지나…대통령실 "국민통합 문제"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사면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정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친문' 구심점인 김 전 지사를 사면·복권하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면 논의를 앞두고 야권의 의견을 물밑 청취하는 기회도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자 옛 친이계 인사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달초 "보통 집권 1년 차 8·15 때 대통합 사면을 많이 실시했다"며 국민 대통합을 명분으로 한 김 전지사 등에 대한 대대적 사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여권의 지지율 방어나 관리를 위한 도구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단순히 국민 찬반에 따라 사면 여부를 결정하는 대신 사면 후 필요하면 국민을 설득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편이 더 성숙한 정치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사면은 결국 국민통합 문제"라며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설득하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면 대상에 대한 논의는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 기결수가 아닌 정치인과 기업인 등의 사면 여부는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린 만큼 막판까지 유동적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사면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그 외의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예단하거나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