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복합 위기’ ‘미증유의 퍼펙트 스톰’이라는 경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부실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제2차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의 10대 핵심 리스크를 중점 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의 운영 사례를 참고해 금융 부실 차단을 위한 선제적 자금 지원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 부실 금융회사를 ‘사후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예보에 금융회사에 대해 사전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미국은 예금보험기구(FDIC), EU는 유럽안정기구(ESM)가 채무보증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실 징후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위는 다음달 21일 3차 TF 회의를 열어 선제적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금융부문 민생지원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8조5000억원 규모로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대출 전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장기·고정금리 전환을 위한 4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등을 최대한 조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금융연구원장 등 연구기관장을 만난 자리에서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환율 급등으로 인한 단기 자금 시장 및 회사채 시장의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의 유동성 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하고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높은 금융회사는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충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금융회사에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하고 건전성 비율 규제 등 다양한 감독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