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2400선을 회복한 지 하루만에 또 다시 무너졌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이 진정될 시점에 접근 중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소외업종의 순환매를 노리는 투자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12포인트(2.74%) 하락한 2342.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11월 2일의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의 최저치이자 새로운 연저점이다. 코스피는 지난 20일에도 연저점을 기록하며 재차 연저점을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05억원, 839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반면 개인은 3755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에 쏟아진 매물을 받아냈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이후 경기 침체 공포가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는 12.77% 하락하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선언 당시 기록했던 월간 낙폭(11.69%)을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시점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은 하락 위험의 7~8부 능선을 지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미국과 한국 기업이익이 5~15% 감익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은 진정될 시점에 접근 중이라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경기 침체는 금융위기가 아닌 완만하고 짧은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는 2050~2300선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바닥 보인다…소외업종 순환매 노려라"
3분기 중에는 원자재 급등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에 힘입은 '베어마켓랠리(주식시장에서 약세장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낙폭과대 성장주와 마진 스프레드를 영위하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낙폭과대 성장주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 정점 가능성에도 가장 크게 반응할 수 있다. 원자재를 원가 비용으로 인식하는 업종은 제품 가격을 이미 인상해 놓은 상태에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다는 기대가 생기면 마진 스프레드가 개선된다. 음식료, 화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후에는 다시 한 번 조정을 대비해야 한다. 이 때는 재고문제에 따른 마진 압착이 예상된다. 자동차, 기계 업종은 상대적으로 재고가 적은 업종들은 그만큼 재고 문제에 따른 마진 압착 문제가 적다.

연말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민감주를 저가매수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보수적으로 보는 업종들 중 하나지만 연말에는 가격 매력과 투자 전망 개선을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업종전략에 있어서 어떨 때는 추세 추종을 따라 주도주를 사야할 때가 있고 어떨 때는 역발상을 통해 소외업종의 순환매를 노려야 할 때가 있는데 현재의 기본 전략은 소외업종의 순환매"라며 "이러한 상황은 경기가 바닥을 찍는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