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만 입주·강원은 미정…경기·경남·부산은 '소통 공간' 등 활용
충남·충북, 관사 매각 등 추진…"관선 시절 권위주의 상징" 지적도

민선 8기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인 17명 가운데 13명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사에 입주하는 광역단체장이 민선 7기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내 집 출퇴근'을 결정한 당선인들은 '권위주의 상징 폐지'와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일부 당선인은 기존 관사를 유지하되 숙소 기능 대신 '주민 소통 공간' 등 공적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내 집서 출퇴근"…민선8기 광역단체장 13명 '관사' 사용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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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구·전북 3곳만 관사 입주
23일 전국 17곳의 광역지자체에 따르면 현 단체장이 관사를 숙소 용도로 사용 중인 곳은 경북·대구·전북·충남·충북·강원 등 6곳이며, 이 가운데 3곳의 단체장 당선인만 내달 임기 시작 후 관사에 입주한다.

경북도의 경우 이철우 지사가 연임에 성공하며 기존 관사를 유지할 계획이다.

경북지사 관사는 도청 인근 대외통상교류관(5천㎡) 시설 일부를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와 전북도의 홍준표 당선인과 김관영 당선인도 관사 입주를 결정했다.

홍 당선인은 권영진 현 시장이 사용하는 관사(수성구 수성동 롯데캐슬아파트 , 매입가 6억4천800만원)의 매각 대금 범위내에서 남구 봉덕동 삼성래미안 아파트를 구입해 입주할 예정이다.

김 당선인은 1971년 준공한 전북지사 관사에 들어간다.

전주 한옥마을 내 2층 단독주택(대지 599㎡, 건물 402㎡)으로 가격은 15억5천만원이다.

반면 충남도와 충북도의 김태흠 당선인과 김영환 당선인은 기존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자택에서 출퇴근하기로 했다.

강원도의 경우 김진태 당선인이 최문순 현 지사가 사용 중인 관사 현황을 파악한 뒤 다음 달 중순께 입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세종시, 광주시, 울산시, 인천시, 대전시, 서울시, 전남도, 제주도 등 8곳은 관사가 아예 없거나 기존 관사를 어린이집 등으로 용도를 변경했으며, 경남도는 비어 있는 상태다.

나머지 부산시와 경기도 등 2곳은 관사를 유지하고 있지만, 숙소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내 집서 출퇴근"…민선8기 광역단체장 13명 '관사' 사용 않기로
◇ "권위주의 상징…민선 시대에 불필요·예산 절감"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은 "작은 예산이라도 아껴서 젊은이들에 투자하고, 소중한 세금을 한 푼도 허투루 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관사에 입주하지 않기로 했다.

김 당선인은 이시종 현 지사가 관사로 사용 중인 청주시 사직동 아파트(시세 4억7천만원)를 매각해 세외수입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김 당선인은 '내 집'에서 출퇴근하기 위해 청주 호미지구의 한 아파트를 반전세로 구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도 양승조 현 지사가 사용 중인 관사(34평형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으며, 현재 내포신도시의 단독주택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관선 때 시작된 관사는 권위주의 상징이었다.

민선시대에 관사는 불필요하다"며 선거기간 약속했던 대로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10년간 창원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자택에서 출퇴근한 바 있다.

경남지사 관사는 2층짜리 단독주택(부지 5천119㎡, 건물 217㎡)으로 경남경찰청장 관사를 헐고 2016년 8월 신축했다.

김경수 전 지사가 지사직을 상실한 후 지난해 7월부터 비어있다.

◇ 공관 유지하며 '공적 활용' 모색도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은 팔달산 공관을 유지하며 도민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팔달산 공관은 1967년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에 건립돼 역대 경기지사의 집무실로 활용돼왔다.

부지 9천225㎡에 지상 2층(연면적 813㎡)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단독주택 건물로, 2017년 8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로 등록됐다.

김 당선인 도지사직인수위원회는 "당선인이 아주대 총장 시절 주기적으로 학생들과 만났던 브라운 백 미팅과 같은 형태로 도내 청년, 대학생, 농민, 취약계층 등 다양한 도민들을 공관에서 만날 것"이라며 "도지사 공관이 다양한 의견 수렴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도정역사관, 영빈관, 결혼식장 등으로 사용 중인 공관(현 도민의 집)의 활용 아이디어를 모집 중이다.

도민의 집의 방문객이 적어 효율적인 도민 공간으로 역할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장 관사의 경우 부지 1만7천여㎡에 들어선 지상 2층짜리 건물(연면적 452㎡)로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방 청와대'로 사용했는데 현재 건물을 제외한 공간은 시민에 개방돼 있다.

연임에 성공한 박형준 시장은 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자택 출퇴근을 이어갈 계획이며, 부산시는 용역을 거쳐 건물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박정헌 양영석 이덕기 김동철 민영규 최찬흥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