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곡사포와 해안방어 미사일 시스템 등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개전 이후 단일 무기 지원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방침을 직접 통지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지원 금액 가운데 3억5000만달러가량은 미국 대통령이 의회 허가 없이 직권으로 방산품을 이전할 수 있게 한 ‘대통령 사용 권한(PDA)’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155㎜ 곡사포 18문과 포탄 3만6000발 △곡사포 견인용 전술 차량 18대 △트럭 탑재용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 등이다. 나머지 6억5000만달러 규모는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이니셔티브’ 펀드를 통해 민간에서 조달한다. 여기에는 해안방어 미사일 시스템 2기 등이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은 다른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약속을 흔들림 없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번까지 포함해 총 56억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해왔다.

한편 이날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군민 합동정부는 헤르손주 상업항이 다시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현지 군민 합동정부는 “헤르손 상업항이 업무를 재개하고 화물 처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인프라 시설에 대한 수리 및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완전한 업무 재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헤르손주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내륙과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아우르는 지역)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을 시작한 직후인 지난 3월 중순 이곳을 장악하고 군민 합동정부를 세웠다.

이후 돈바스 지역을 함락시키기 위해 중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에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의 아조트 화학공장을 마지막 거점으로 삼아 러시아군에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도시의 90%가량이 러시아군 수중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