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링스 CI. /사진=윌링스
윌링스 CI. /사진=윌링스
코스닥 상장사 윌링스의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안강순 대표가 과거 매각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인수 주체인 제이스코홀딩스(옛 제일제강) 자금조달 능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되면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안강순 윌링스 대표와 특수관계인 윤미란씨는 제이스코홀딩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안 대표 외 1인이 보유한 윌링스 주식 136만8000주를 300억9600만원에 매각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1주당 가액은 2만2000원이다. 현재 윌링스는 1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거래대금을 두 차례에 나눠 지급할 예정이다. 오는 6월30일까지 176억원을 1차로 납입해야 한다. 이후 2차 대금(125억원)은 9월28일까지 입금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윌링스의 매각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제이스코홀딩스의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28억원에 불과,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윌링스의 매각이 인수자 측 자금 조달 문제로 무산된 만큼 자금 여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1분기 매출액으로 299억원을 달성했으나, 1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4억원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나 자금을 대는 주체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전날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는 등 인수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윌링스 인수 자금과 관련해) 일단 1차 대금(176억원)의 경우 CB 발행과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으로 납입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매출채권으로 132억원 정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잘 회수해서 2차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윌링스 최대주주인 안강순 대표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안 대표는 과거 매각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이 사안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그간 여러 투자자와 인수 계약을 맺고, 보유 중인 윌링스 주식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윌링스의 주가도 매각 기대감으로 큰폭으로 올랐다. 지난 2월9일 장중에는 주당 2만4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윌링스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금 납입이 수차례 미뤄지더니 매각 자체가 번번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안 대표가 자신이 보유 중인 지분을 일부 처분(블록딜) 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대금지연 공시나 계약해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고점에 주식을 팔았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윌링스 측은 "안강순 대표가 현재 휴식차 해외로 출국한 상황"이라며 "안 대표의 주식 매각과 관련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