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대통령령 승인…미국 등 주변국 경계심 표출
니카라과 의회, '우방' 러시아군 자국 진입·훈련 허용
중미 니카라과 의회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자국 영토 진입과 훈련 등을 허용하는 대통령령을 승인했다고 로이터·EFE통신 등이 보도했다.

좌파 여당이 장악한 니카라과 의회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올해 하반기 중 러시아 병력과 군함, 군 항공기가 훈련과 인도주의 지원 등을 목적으로 니카라과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30명의 러시아 군인이 니카라과군과 함께 태평양을 순찰할 수 있게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장기 집권 중인 오르테가 정권은 오래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와 관계가 돈독하다.

니카라과의 러시아군 진입 허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러시아만이 대상인 것도 아니다.

이번 대통령령에는 미국, 멕시코, 쿠바,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등의 병력도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당 왈마로 구티에레스 의원은 니카라과 국회가 2007년부터 이러한 대통령령을 채택해 6개월마다 갱신하고 있다며, 서구 언론들이 확대 해석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정부도 니카라과의 이번 조치가 "일상적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주변국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니카라과 정권의 도발로 본다"고 말했다.

이웃 코스타리카의 로드리고 차베스 대통령도 전날 러시아군의 니카라과 도착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