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더 렛지·감동주의보
▲ 더 렛지 = 여자 둘, 남자 넷. 두 그룹이 인적 드문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맥에서 조우한다.

켈리(브리트니 애슈워스 분)와 소피(아나이스 파렐로)에게 접근하는 남자 그룹의 리더 조시(벤 램)는 등반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포악한 성격의 조시는 소피에게 추근대다가 홧김에 그를 살해하고 이를 촬영한 켈리마저 위협한다.

조시의 친구들도 모두 손에 피를 묻혔다.

카메라를 빼앗아 증거를 완전히 없애려는 조시 일행은 켈리를 뒤쫓는다.

남자들과 달리 월등한 암벽등반 실력을 갖춘 켈리는 일단 맨손으로 암벽을 탄다.

영화는 일이 커지게 된 사연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 암벽에서 벌어지는 사투로 직행한다.

[새영화] 더 렛지·감동주의보
렛지(Ledge)는 암벽의 선반처럼 평평한 부분을 뜻하는 용어다.

켈리는 렛지에 고립된 채 카메라와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 애쓴다.

살인죄 처벌이 두려운 조시는 사이코패스 본능을 발동해 친구들마저 희생시킨다.

스토리는 지극히 단순하고, 컴퓨터그래픽은 군데군데 어색하다.

인물들이 암벽에 매달려 있거나, 정상의 좁은 평지에 겨우 몸을 가누는 상태여서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손가락 한번 삐끗하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상황 자체가 적지 않은 스릴을 선사한다.

15일 개봉. 86분. 15세 관람가.

[새영화] 더 렛지·감동주의보
▲ 감동주의보 = 감동을 하면 코피와 침을 흘리는 병이 있다면.
다소 엉뚱해 보이는 상상에서 출발한 영화는 선천적으로 '감동병'을 앓고 있는 여자 전보영(홍수아)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영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컬링 유망주였다.

하지만 혹여라도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순간 딸의 목숨이 위태로워질까 걱정하는 아버지 전재선(기주봉)의 반대로 운동을 그만둔다.

아이들을 좋아해 일하게 된 어린이집에서도 좀처럼 멈추지 않는 감동에 결국 해고당한다.

슬픔도 잠시, 우연히 만난 시골청년 최철기(최웅)와 사랑에 빠진 보영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설렘을 마주한다.

철기의 도움으로 마을 주민들과 컬링팀을 결성하며 애써 포기했던 꿈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다.

[새영화] 더 렛지·감동주의보
보영이 컬링에서도, 철기에게서도, 마을 사람들에게서까지도 무한한 감동을 받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경북 의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는 밝고 따뜻하다.

그러나 두 주인공뿐 아니라 작품 속 인물들이 지나치게 순수하고 선한 성격으로 등장해 평면적인 느낌을 준다.

또 감동병 때문에 보영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부분이나 두 사람이 찾게 된 병의 치료법 등 설정은 충분한 설득력이 없어 아쉽다.

22일 개봉. 100분. 전체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