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신규 임차인을 유치하는 업무가 빌딩주와 자산관리자의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임차인 확보를 위해서 임대료 면제(rent free)기간을 연장해주고 인테리어 공사비 지원은 물론 사무실 이전비용까지 제시하며 임차인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지만 줄어든 수요 탓에 공실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임차인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임차인이 납부하는 임대료가
임대수입의 원천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신규 임차인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임차인을
오랫동안 계약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부동산관리협회(IREM)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부동산자산관리 업무 36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임차인 유지업무라는 결과가 있다. 부동산자산관리는
이미 확보한 임차인을 장기간 유지(Retention)함으로써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빌딩의 가치를
높이려는 일련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당사의 고객이 된 75세의 K씨의 사례는 임차인
유지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다혈질성격의 소유자인 K씨는 언제나 임차인을
함부로 대하면서 내 빌딩을 내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주변 경쟁빌딩의 임대료 수준이나 서비스 수준과 상관없이 본인이 원할때마다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임차인을
마치 하수인처럼 대하기 일수다 보니 참다 못한 임차인들이 하나 둘씩 인근 경쟁빌딩으로 빠져 나가버렸다. 이로 인해 K씨의 빌딩은 50% 가까이 공실로 남게 됐고 설상가상으로 이미 주변 부동산 중개사무소에도 K씨의 소위 '갑질'이 알려지자 그 누구도 임차인을 소개하지 않았고 공실은 1년이 다 되도록 채워지지 않았다.
임대인 K씨는 임차인이 떠남으로써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봤다. 먼저 임차인이 떠난 공간을 새로이 단장하기
위해 페인트 칠도하고 바닥과 천정의 마감재도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약 3천만원 공사비를 지불했고 약 1년간의 공실기간 동안에 임대료와 관리비 손실액이 1억5천만원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실이 다 채워지면 중개수수료로 약
2천만원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다. K씨는 임차인 임차인 유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 2억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임차인 유지 실패로 인한 손실>

첫째, 공실 기간 동안의 임대료 손실
둘째, 중개수수료 등 신규 임차인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셋째, 임대공간 개선공사 비용 (바닥, 벽, 천정 등 청소 및 보수비용)
넷째, 공실로 인한 빌딩의 부정적 이미지와 향후 임대마케팅의 어려움 등이다.

자산관리 상담을 하다보면 위의 사례처럼 임대시장이 임차인 주도시장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과거의 행태만을 되풀이하면서 '갑질'을 일삼는 임대인이 한 둘이 아님을 알게된다. 빌딩 임대사업에 성공하려면 먼저 빌딩을 경쟁력있게 만든 후 적극적인 임대마케팅전략을 통해 임차인을 유치하고 양질의 임차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K씨 처럼 임차인 관리(?)를 하게되면 임차인의 불만은 계속 쌓여가고 임차인은 계약갱신을 거부하고 이탈하게 된다. 임차인 이탈하면 공실률이 상승하여 임대료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임대인은 임대료 수입이 줄었다는 것을 핑계로 빌딩 유지관리에 신경을 덜 쓰게 되고 빌딩 이미지도 점차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렇게 되면 빌딩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투자시 설정했던 목표 수익률 달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IREM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신규임차인을 유치(확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약 6배의 비용의 더 들어간다고 한다. 불경기일수록 전문적인 부동산 자산관리를 통해 임차인 유지율을 높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로벌PMC㈜ 대표이사 사장 김 용 남, CCIM C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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