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제조기 켈리, SSG전서 7이닝 1실점 쾌투
67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LG 외국인 투수 최다승 경신
털보 삼손이 된 LG 켈리 "덥지만, 머리카락은 안 잘라"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3)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면서 땀을 뻘뻘 흘렸다.

연신 두 손으로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내기 바빴다.

그는 볼에 달라붙은 긴 머리를 뒤로 넘기기도 했다.

얼굴을 휘감은 긴 머리카락과 수염은 보는 이를 답답하게 했다.

'참 더워 보인다'라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켈리는 "맞다.

난 머리카락도 길고 턱수염도 길고 콧수염도 길다"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그는 '이발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솔직히 자르고 싶긴 한데, 머리카락을 기른 뒤 매우 잘 던지고 있다.

자르진 못할 것 같다"며 다시 웃었다.

2019년 LG에 입단한 켈리는 매년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LG 마운드를 지켰다.

입단 첫해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한 켈리는 이듬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로 활약했고, 지난해에도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로 제 몫을 다했다.

그는 이 기간 헨리 소사가 갖고 있던 LG 역대 외국인 최다승(40승)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2020년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6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라는 기념비를 세웠다.

2020년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한 켈리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여느 야구선수들이 그렇듯 켈리도 루틴과 징크스에 예민하다.

그는 무더위 속에서도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며 이발을 사양했다.

이날 서울의 기온은 30도에 육박했지만, 켈리는 더운 날씨 속에도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완벽한 모습을 뽐냈다.

그는 6회까지 SSG 타선을 단 2안타로 막아냈다.

7회엔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으나 최주환을 좌익수 뜬 공, 대타 박성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김민식에게 내야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지만, 대타 오태곤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켈리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위력적인 커브를 던졌다.

박성한의 헛스윙을 끌어낸 공도, 오태곤을 꼼짝 못 하게 만든 공도 커브였다.

켈리는 "지난 SSG 전에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라며 "경험 많은 SSG 선수들을 상대로 같은 패턴으로 공을 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커브를 많이 뿌렸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4년째 뛰고 있는 베테랑 투수다웠다.

켈리는 이날 7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투구 내용으로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켈리는 시즌 6승(1패)과 함께 KBO리그 통산 48승(28패)째를 거뒀다.

LG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한 계단 더 끌어올렸다.

그는 연속 경기 5이닝 투구 기록도 67경기로 늘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