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패배 반면교사 삼아야…더 잘하라는 민심의 채찍질"
이준석 "혁신위 출범"…권성동 "공약 이행사항 정기 보고"
[6·1 지방선거] "두려운 성적"…與, 승리에도 '겸손' 다짐
국민의힘은 2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음에도 "겸손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을 석권했던 더불어민주당과 텃밭 대구·경북 2곳을 수성하는 데 그쳤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처지가 뒤바뀐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취지다.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에서 승리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꼽힌 경기지사 선거에서 끝내 역전패한 것도 국민의힘이 자세를 낮추게 된 하나의 요인이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께서 또다시 부여한 지지와 성원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며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생 경제 불안정, 지방소멸 위기, 사회적 약자의 고립 등 시급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협업도 필요하다"며 "야당과의 협치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가 미래로 가는 길에 국민 모두 하나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일할 기회를 주셔서 깊이 감사드리며 동시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정권교체를 이뤄주신 만큼 새롭게 잘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으로 새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을 헤아리지 않는 독주와 오만, 내로남불의 정치가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를 반면교사로 삼고 늘 민심과 민생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6·1 지방선거] "두려운 성적"…與, 승리에도 '겸손' 다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께서 이번에 여당에 몰아준 강한 지지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해서 일방적 독주를 하다 상반된 결과를 받은 것처럼 저희도 정말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란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국정안정을 택했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5명이나 당선됐다"며 "여전히 국회에선 야당이지만 원내대표로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든든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우리가 잘해서 받은 성적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라는 민심의 채찍질"이라며 "민심 앞에 더 겸손하게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현 상황에 안주할 수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다잡고 채찍질해야 할 때"라며 "고대 로마 시절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에게 '메멘토 모리'를 외치곤 했다"고 소개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에 저희가 많이 이겼더라도 4년 뒤에 (민주당이 패배한) 모습이 우리한테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늘 겸손하게 (민심을) 받아들이면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 "4∼5년마다 국민께 채용 의지를 묻고 쓰이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항상 겸손하게 일할 것이다"(배현진 최고위원), "다시 4년 후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민주당을)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정미경 최고위원)는 목소리도 나왔다.
[6·1 지방선거] "두려운 성적"…與, 승리에도 '겸손' 다짐
국민의힘은 '겸손'을 강조하면서 정당혁신과 공약 실천에 진력하겠다는 태세다.

이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80만명까지 당세가 늘어난 정당으로서 어떻게 당원민주주의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제도를 적절히 (운영할) 수 있는지 연구해 정당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께 한 약속을 지키겠다"며 "공약 실천점검단을 꾸려 국민께 공약 이행사항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하반기 국회 원구성과 더불어 6월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해야 할 입법사항을 작성해 추진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100일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 100일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가 열린 국회 회의실에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무한책임 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뒷걸개가 걸렸다.
[6·1 지방선거] "두려운 성적"…與, 승리에도 '겸손' 다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