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가 31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두 국가는 2020년 '에이브러햄 협정'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바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 중 처음으로 UAE와 FTA를 체결했다"며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이 이번처럼 짧은 기간에 성사된 일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경제부는 "UAE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기업들에게 경쟁우위를 부여하고, 이스라엘의 물품 수입 비용을 줄임으로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번 협정을 설명했다. 양국은 올해 초부터 FTA 논의를 시작했다.

UAE도 화답했다. 알둘라 UAE 경제 장관은 "이스라엘과 FTA는 중동 지역에서 새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며 "이는 복잡한 세계 속에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구축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타니 빈 아흐마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국무장관은 "우리의 합의는 성장을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중동) 전체의 평화와 안정·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식품, 농산물, 화장품, 의료기기, 의약품 등 양국 교역 품목의 96%에 대한 관세가 즉각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번 협정은 양국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전망이다. UAE 국영 WAM 통신은 이번 협정으로 양국의 연간 교역액은 향후 5년 안에 100억달러(약 12조4000억원)를 넘어서고, UAE의 국내총생산(GDP)도 19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UAE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도 올해 말까지 1000개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양국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에이브러햄 협정'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에이브러햄은 기독교(미국), 유대교(이스라엘), 이슬람교(UAE)에서 선조 격으로 꼽히는 인물인 아브라함의 영어식 이름이다. 바레인, 모로코도 동참했다.

관계 정상화 후 이스라엘과 UAE 사이의 경제 교류가 활발해졌다. 지난해 교역 규모는 12억달러까지 늘었다. 또 양국은 우주개발 협력 협정을 맺고 달 탐사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