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면역력 가장 강할 때"…면역력 떨어지면 반등 전망
실내 에어컨 사용하는 여름철 밀폐 환경·새 변이 요인도
'작년 1월 이후 36만명 치료' 생활치료센터 내일 운영 종료
확진자 급감했지만 재유행은 온다…"에어컨도 반등 요인"(종합2보)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30일에는 주말 검사 건수 감소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6천명대로 급감했다.

사망자 수 역시 9명으로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그러나 유행이 반등할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인한 확진 경험으로 국민 면역력이 높아진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면서도, 면역력이 감소하면 코로나19 유행은 다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빠르면 여름부터 확진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가을·겨울에 다시 재유행의 정점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지금은 백신 맞을 사람은 다 맞았고 국민의 다수가 확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면역이 가장 강할 때"라며 "당분간은 괜찮지만,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면역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는 "면역과 관계없이 겨울이 되면 유행은 온다.

면역도 떨어지고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인 주의도 떨어져서 가을이나 겨울에 대유행이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월 말이나 7월 초까지는 유행이 감소할 것이다.

3월 정점을 지난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3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보면 7월 초까지는 다시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재유행 시기는 면역 유지 기간에 달렸다면서 "면역이 3개월 유지된다면 7월 말이나 8월 초에 증가하기 시작해 8∼9월에 재유행의 정점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면역이 6개월까지 지속된다면 11∼12월에 정점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유행 규모에 대해 엄 교수는 "정점일 때 하루 확진자가 15만명까지 나오지 않을까"라고 예상하면서 "문제는 확진자가 많아지면 고위험군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도 "오미크론 유행 때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수십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항체와 백신으로 수백 명씩 사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새로운 백신이 나온다면 가을께 단체로 추가접종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세부계통인 BA.2.12.1 등 신종 변이가 계속 등장하는 것 또한 위험 요인이다.

국내에는 BA.2.12.1뿐 아니라 BA.4와 BA.5도 유입돼 있고, XE, XQ 등 재조합변이도 확인됐다.

엄 교수는 "지금은 면역이 강해서 새 변이에 재감염되는 사람이 일부에 불과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새 변이가 다시 유행을 끌고 나갈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확진자 급감했지만 재유행은 온다…"에어컨도 반등 요인"(종합2보)
방역당국은 여름철 에어컨 사용 증가로 중규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백브리핑에서 "여름철 재유행은 에어컨을 가동하면 실내 환기가 어려워지는 밀폐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에어컨과 여름철 재유행의 상관관계에 대해 손 반장은 "그런 영향으로 지난 2년 동안도 중규모 정도의 유행 곡선이 그려졌다"며 "올해에도 유사하게 영향을 받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유행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년에도 그렇게까지 큰 요인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런 유행 가능성은 높지만, 유행 규모가 얼마일지 정확히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현재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정 시점부터는 감소세가 정체되거나 둔화할 것"이라며 "하향 한계치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를 이달 말인 31일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다.

생활치료센터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3.6%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2일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서 처음 문을 연 생활치료센터는 지난해 12월 전국 93개소로 확대됐지만 점차 감축에 들어가 전날 기준 7개소로 줄었다.

지난해 1월 이후 동반 입소자 포함 누적 36만1천831명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미크론 확산 초기인 올해 1월 25일에는 실입소 인원 1만1천701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종료하더라도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보완책은 지자체별로 마련하도록 했다"며 고시원 등에 거주해 격리 치료가 쉽지 않은 주거 취약계층을 진료할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반장도 "생활치료센터와 유사한 시설을 유지하는 것을 함께 강구하고 있으며, 지자체별로 주거 취약 시설에 인력을 파견하는 보완 대책들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