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재계 2위 SK그룹과 4위 LG그룹이 향후 5년간 각각 247조원, 106조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앞서 지난 24일 삼성·현대차·롯데·한화그룹이 윤석열 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푼 데 이어 26일 SK그룹과 LG그룹도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 5년간 247조 투자…'반도체·배터리·바이오' 집중

SK그룹 사옥 / 사진=신경훈 기자
SK그룹 사옥 / 사진=신경훈 기자
SK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을 중심으로 24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체 투자의 72%인 179조는 국내에 투입한다. 핵심 성장동력을 담당할 인재 5만명도 국내에서 고용하기로 했다.

SK그룹은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투자 및 고용창출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부문별로 △반도체와 소재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 등이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반도체로 봤다.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247조원)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쏟을 예정이다.

아울러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인 2억t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수소·풍력·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를 앞당길 계획이다.

LG, 5년간 국내 106조 투자·5만명 채용…"한국이 핵심기지"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LG그룹도 향후 5년간 국내에만 10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총 투자액 가운데 43조원은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AI 등 미래성장 분야에 투입한다.

LG는 계열사로부터 5년간 투자 및 채용 계획을 집계해 이같은 중장기 계획을 확정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은 이달 30일부터 한 달간 계열사 경영진들과 함께 '전략보고회'를 열어 중장기 계획을 점검하고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강하게 독려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LG는 5년간 106조원을 국내 연구개발(R&D),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입하며 투자액 가운데 48조원은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모여있는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한경 DB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모여있는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한경 DB
LG는 총 투자액 가운데 약 40%인 43조원을 미래성장 분야에 집행할 예정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을 배터리 및 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AI·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R&D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AI 및 데이터 분야에는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바이오 분야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며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스마트가전, TV, IT·통신 등 기존 주력 사업에도 지속해서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 사업을 '챔피언'으로 육성키로 했다.

LG 관계자는 "이번 전략보고회를 통해 LG그룹의 최첨단 고부가 제품 생산기지 및 연구개발 핵심 기지로서 한국의 위상은 지속돼야 한다는데 그룹 내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라며 "향후 글로벌 공급망 대응을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더라도 총 투자액 가운데 상당 비중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우수인재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LG그룹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 DB
'서울대 우수인재 채용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LG그룹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 DB
SK그룹와 LG그룹의 투자 계획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향후 10만명의 고용창출이 일어날 전망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만명씩 총 5만명을 직접 채용하기로 했다.

신규 첨단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SK그룹 역시 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핵심 성장동력 담당 5만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한다.

SK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