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잡아내는 광학검사장비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에 판매
中기업, 美 의존 낮추려 '러브콜'
코스닥시장 상장사 넥스틴은 미국 반도체 장비회사 KLA가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광학검사장비 제조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는 기업이다. 대당 60억~100억원대에 달하는 반도체 광학검사장비를 제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에 판매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매출 1120억원에 영업이익 47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넥스틴이 제조하는 장비 ‘이지스’는 초고성능 카메라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된 제품이다. 반도체 제조 전(前)공정 가운데 칩이 되는 웨이퍼(얇은 실리콘 판) 위에 인쇄된 회로도의 사진을 찍어 잘못 인쇄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한다.
광학검사장비는 반도체의 수율(정상품 비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상 웨이퍼 1개에서 반도체 칩이 500개 이상 만들어진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10로트(lot·1로트는 웨이퍼 25장)마다 한 번씩 검사한다. 박 대표는 “불량 웨이퍼를 제때 찾아내지 못하면 한 번에 수천 개의 반도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거세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넥스틴에 기회로 다가왔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미국 반도체 장비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넥스틴 제품을 선택하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가 늘었다.
넥스틴의 기술력은 세계 1위 업체인 KLA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자평이다. 두 회사 모두 2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단위 불량까지 잡아낼 수 있다. 차이점은 제품의 크기다. KLA 장비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3.5m가량인 반면 넥스틴의 제품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5m 안팎에 불과하다.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현재 5~10%가량인 광학검사장비 시장 점유율이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어서다. 박 대표는 “중국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과도 계약을 맺으면 성장세가 ‘J커브’(급성장 곡선)를 그릴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산업이 ‘동맹’을 맺으면서 중국 시장 비중이 높은 넥스틴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박 대표는 “미국 정부가 개별 회사의 거래를 막을 수 없고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의 장비 공급망 다변화 의지도 강하기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화성=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