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브릭스 외무장관 영상회담서 제안
중국, 브릭스 확대 제안…회원국들 지지 입장
중국이 브릭스(BRICS) 확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 영상회담에서 "우리는 더 개방적·포용적이어야 하고, 연합 자강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브릭스 플러스' 모델을 잘 활용해 더 많은 범위와 더 넓은 영역에서 브릭스 플러스 협력을 전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의 협력을 강화해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큰 공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지난 2009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처음 구성했고, 2010년 남아공이 합류했다.

전 세계 인구의 41%,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4%, 무역의 16%를 차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에 이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자국에 우호적인 개도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다른 브릭스 국가들도 브릭스 확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릭스 외무장관들은 영상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브릭스 국가와 기타 신흥시장국 및 개도국의 협력 노력을 돌아봤다"며 "브릭스 외연 활동과 '브릭스 플러스'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브릭스 국가들이 브릭스의 확장을 지지함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외무장관들은 이밖에 25개 항목으로 구성된 성명을 통해 다자주의와 국제법 준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지지, 국제사회에서 개도국 역할 확대, 면역 격차 해소 등을 주장했다.

장관들은 성명에서 "다자주의에 대한 약속, 국제법 수호,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국제 체제에서 유엔의 핵심 역할 수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각 주권국가는 이 체제에서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도국이 국제기구와 다자간 포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뒤 "개도국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단 도구와 백신 등 의료용품을 확보해 면역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평화 회담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냈다.

브릭스 국가 가운데 중국, 인도, 남아공은 최근 유엔 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결의안에 기권했으나, 브라질은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와 유엔총회 등에서 언급된 각국의 입장을 언급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정세에 대한 우려를 논의했다"며 "인도적 원조를 제공하려는 유엔사무총장과 국제적십자사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