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면 꼭 먹어야 할 '이 음식'…사라질 위기 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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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세계대전 승리의 비밀 '피시앤드칩스'
2차 세계대전 당시 배급 재료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 '환영'
러시아發 인플레로 식용유, 대구 가격 상승
대안도 마땅치 않아
2차 세계대전 당시 배급 재료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 '환영'
러시아發 인플레로 식용유, 대구 가격 상승
대안도 마땅치 않아

피시앤드칩스는 흰살생선에 튀김옷을 입혀 감자튀김과 함께 내놓는 음식이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앤드루 크룩 전국피시프라이연맹(NFFF) 회장은 “1만개에 달하는 피시앤드칩스 레스토랑 중 3분의 1이 앞으로 9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내가 본 것 중에 최악”이라고 했다.
1913년 설립된 NFFF에는 1200여개에 달하는 피시앤드칩스 사업체들이 소속돼 있다. 피시앤드칩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배급된 재료만으로도 만들 수 있어 영국인들의 국민 먹거리가 됐다.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는 이 음식을 두고 “우리의 좋은 동료”라고 불렀다.
위기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있다. 주재료인 대구(생선의 일종)와 식용유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대구의 40%는 러시아 해역에서 생산된다. 튀기는 데 쓰이는 식용유의 가격도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식용유의 일종인 해바라기유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해바라기씨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식물성 기름 가격지수는 지난 1년간 53.7% 올랐다.

러시아산이 아닌 흰살 생선의 가격도 뛰었다. 영국 정부가 러시아산 흰살 생선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섰다. CNN방송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산 대구 한 상자의 가격은 현재 270파운드로 작년 동기(140파운드)보다 2배 가량 상승했다.
크룩 회장은 “작년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피시앤드칩스 재료 가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이후 급등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