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하반기 낸드 공급과잉…웨이퍼 가격 하락 전망
도시봉쇄로 공급망 타격…전문가 "5~6월도 D램 현물가격 하락세"
중국 '도시 봉쇄'에 수요 타격…반도체 시장에도 '먹구름'
주요 도시 봉쇄 조치를 동반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낸드 플래시 웨이퍼 가격이 2분기보다 5∼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이달 낸드플래시 웨이퍼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 웨이퍼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또 "클라이언트 SSD, eMMC, UFS 등의 제품 가격이 2분기보다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며 "전반적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0∼5%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예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가전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노트북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의 영향으로 높은 수요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생산량 역시 중국 정부의 도시 봉쇄 영향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지만, 제조업체들은 생산 확대 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중국 시안이 봉쇄되면서 낸드플래시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만, 당초 생산량 확대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YMTC(長江存儲)도 웨이퍼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증권가 역시 외부요인들로 인해 낸드플래시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 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계속되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중국 봉쇄,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반도체 공장의 오염 문제 등 여러 가지 외부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잔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사태로 2월과 3월에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4월에 시장 수요가 둔화되면서 이런 가격 상승 역시 둔화되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D램 현물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여파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D램 현물가는 제품별로 1주 전과 비교해 0.3%∼0.6%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을 나타내는 DXI 지수도 0.5% 하락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달째 이어진 D램 현물가 하락세는 5∼6월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 메모리 고정거래가격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주요 제품인 DDR4 8G 제품의 가격은 한 달간 약 6∼10% 하락했고, DDR3 칩은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7%가량 하락했다"며 "세트 업체들은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사태를 관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자체보다도 도시 봉쇄 여파가 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전역에서 전면 또는 부분적 봉쇄 조치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자·반도체 공급망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봉쇄 정책은 상하이와 쿤산에 위치한 대만 주요 테크 업체들의 매출 감소로도 이어졌다.

상하이에 맥북 제조 기지를 두고 있는 퀀타 컴퓨터와 쿤산에서 아이패드를 제조하는 컴팔 전자의 지난달 매출액은 전월 대비 39%, 48% 각각 감소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와 소비 부양책 전개 여부가 IT 제품의 매출 회복 속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