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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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반려 견종인 웰시코기는 짧고 뭉뚝한 꼬리로 잘 알려져 있다. 근육질의 몸과 멋진 외모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대형견종인 도베르만은 위로 쫑긋하게 세워진 귀가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진다.
 웰시코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웰시코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웰시코기의 꼬리는 일반적인 개들과 비슷하게 길고, 도베르만의 귀도 원래는 아래로 축 늘어져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은 성형수술 때문이다. 과거 목양견이었던 웰시코기는 가축에 꼬리가 밟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로 경비견 역할을 했던 도베르만은 상대 동물에 귀를 물리지 않게 하기 위해 단이(斷耳)·단미(斷尾) 등을 해 왔다. 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가정집에서 개를 키우는 지금은 그 필요성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미용 목적으로 이 같은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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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동물의 습성과 생태를 무시하는 동물 학대일 뿐 아니라 평생 후유증과 장애, 트라우마를 안길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한다. 귀를 잘라 세우는 단이는 청각이나 외부 작용에 예민해지고 염증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게 학계의 보고다. 개의 입장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미 또한 꼬리를 잘라버림으로써 개들이 의사소통이나 감정 표현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는 비판이 많다.

일각에선 법적 장치가 미비해 반려동물에 대한 성형수술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단이 단미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대표로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예쁘게 보일 미용상 목적으로 반려견의 귀와 꼬리를 자르는 외과적 수술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금도 최대한 동물의 본래 습성에 가깝게 사육·관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제3조와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제8조 등의 조항이 있다. 하지만 성형수술 등에 적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의원은 “목양견이나 투견으로 길러지던 시대의 관행이 반려동물 시대까지 이어지며 불필요한 고통을 낳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사람의 욕심으로 본연의 모습을 잃는 동물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과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미용 목적의 동물 수술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학대하면 징역형을 받고 일정 기간 동물을 소유·사육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