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주 공장 전경/ 제공 신세계L&B
제주소주 공장 전경/ 제공 신세계L&B
신세계그룹이 한 차례 실패했던 소주사업에 재도전한다. 1년간 가동을 멈췄던 제주소주 공장을 활용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세계L&B는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일소주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가동을 중단했던 제주소주 생산라인을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소주 생산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중 재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08년 신세계L&B를 설립하고 주류사업에 진출했다. 신세계L&B는 와인을 중심으로 한 주류 수입 사업이 확대되며 2019년 매출 1000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으로 2년 만에 두 배나 성장했다.

그러나 소주와 맥주 사업에서는 쓴 맛을 봤다.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했지만 5년 만인 지난해 사업을 정리했다. 2014년에는 수제맥주에도 진출했으나 현재 매장 3곳만 남은 상태다.

신세계L&B가 소주 사업을 재개하게 된 것은 해외에서 과일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 주류 유통기업과 협업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동남아 주류 유통기업과 손잡고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과일소주를 제주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알코올 도수는 12%로 일반 소주(19~20도)보다 낮다.

관세청 통관자료에 따르면 과일소주의 해외 수출액은 2017년 195억원에서 2021년 993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주요 9개국의 지난 5년간 한국 과일소주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91%에 달한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영향으로 동남아에서 한국 과일 소주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며 "우선 수출용 소주를 생산하고 국내 판매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