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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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 심리 탓에 가격 인상을 억제해오던 일본 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엔화 약세로 원자재 비용 부담이 늘어나자 제품 가격을 올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에너지 가격 등이 40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며 "수년 간의 디플레이션과 낮은 임금 상승률로 가격 인상을 꺼려온 일본 기업들에 도전적인 상황이 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억제하던 그간의 관행을 깰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원재료 가격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오른데다 소비자들도 물가 상승을 감내하고서라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사히그룹홀딩스는 지난달 26일 대표 맥주 '슈퍼 드라이'와 기타 음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쇼식품은 지난 주 메뉴의 약 20%를 20~30엔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편의점 운영업체인 로슨은 이달 초 36년 만에 처음으로 인기 제품인 닭튀김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례적인 가격 인상 행렬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도쿄증시에서 아사히 그룹홀딩스 주가는 회사의 가격 인상 발표 다음 날 7%가량 급등했다. 오쇼식품 주가는 지난 28일까지 사흘 연속 상승했다.

스미토모미츠이신탁운용의 우에노 히로유키 선임 전략가는 "지금은 수년 만에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하기 가장 쉬운 쉬기"라고 말했다. 마쓰이증권의 쿠보타 도모이치로 애널리스트는 "모든 기업이 가격을 올릴 수는 없겠지만 생필품 업체는 변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들은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