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난 4월 13년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가 지난달에만 13.3% 떨어지는 등 미국 증시가 ‘잔인한 4월’을 통과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국채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곧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난달 29일 연 2.885%로 마감, 한 달 동안 0.561%포인트 오르며 2009년 12월 이후 거의 13년 만에 월간 기준으로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월 말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324%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및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기업들이 구인난에 맞서기 위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주면서 이미 수십년 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주요 목표로 삼은 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 및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달 뉴욕증시는 몸살을 호되게 앓았다. 국채 금리 상승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매력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달 나스닥지수는 13.3% 떨어지며 2008년 10년 이후 최대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8.8%, 4.9%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조만간 연 3%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고심하고 있다. 국채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최근 국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다. 채권시장의 ‘큰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강화될 것이라는 징후가 나오면 채권을 팔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리버프론트인베스트먼트의 케빈 니콜슨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 투자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 단기물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금리 (상승) 위험보다 (기업의) 신용 위험을 감내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 국채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금리 추이>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국채 금리 추이> 자료: 월스트리트저널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