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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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및 강경한 대북관을 비판한 것을 두고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책무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임기가 채 보름도 남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 대변인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그 임기를 이어받아 안정적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는 차기 대통령이 만담을 주고받듯 일일이 대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며칠간 국민만 생각하면서 본인 책무를 다해주길 부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손석희 전 앵커와 특별 대담.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손석희 전 앵커와 특별 대담. / 사진=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어디가 적지인지 두루 여론 수렴도 해 보지 않고, 게다가 지금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방 빼라', '우리는 거기 쓰겠다', '5월 10일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추진이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전이 필요하다면 어디가 적지일지 충분히 논의하고 적지라고 판단된다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게 한 뒤에 그 계획에 따라 집무실을 이전하는 그런 식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 이런 식의 결정과 일체의 추진 방식은 참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러나 새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마치 1호 국정과제처럼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 권력 간 갈등을 크게 할 수 없는 것이니,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은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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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강경한 대북관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윤 당선인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굉장히 거칠게 표현하는, 예를 들어 '버르장머리를 고친다'든지 이런 식의 표현은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이면 몰라도 국가지도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왜냐하면 언젠가는 새 정부도 북한과의 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젠가는 마주 앉아서 대화할 수도 있는데, 그때를 생각한다면 말 한마디가 대화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고 그만큼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 점은 윤 당선인이 북한을 상대해보거나 대화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빠르게 대통령답게 '대통령의 모드'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 후보 시절과 대통령 당선의 모드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