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와 '조국 사태'에 날을 세웠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모두 비판에 나섰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어이상실] 인수위, 무슨 배짱이었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사를 보고 어찌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른다. 조국의 자녀 입시를 때려잡아 대통령이 된 분이 자녀입시 의혹이 있는 이를 장관으로 임명하다니, 도대체 인수위는 검증이란걸 한 것일까"라고 썼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다. 의대 학사편입은 의학전문대학원 폐지 및 의대 전환에 따라 의전원을 준비하던 학부 졸업생들을 위해 2017~2020년 4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제도다.

그는 "일부에선 정호영의 딸이 서울대 이공계에 재학 중이었으니 합격할 만하다고 댓글을 달던데, 원래 의대 편입은 조민이 택했던 의전원 입학은 물론, 정시로 의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공정하게만 선발한다면 문제될 게 없지만, 시험을 치는 대신 면접과 구술평가 같은 주관적인 평가로 선발했기에 심사위원의 재량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 의대 교수에 학부모인, 그래서 나중에 덕을 볼지도 모를 심사위원들이 장차 병원장이 될 실세의 딸을 못본 체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이 때는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던 시점이다. 경북대 공과계열을 나온 정 후보자의 아들은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교 또는 대학 출신자'를 뽑는 특별전형에 지원했다.

서 교수는 "경북대가 대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어쩌면 아들은 여동생보다 더 쉽게 합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역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이 그 해 갑자기 생겼다는 것, 당시 병원장이었던 그가 이 특별전형이 생기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사정이 이러니 세간에서 정호영의 사례를 조국의 딸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정호영이 조국처럼 전 가족이 화를 입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표창장을 비롯한 위조 서류들이 아닌, 심사위원들의 재량이 당락을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호영은 당장 장관 후보를 사퇴하고 조사받아야 한다. 제대로 검증 못한 인수위는 사과하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한 언론사의 '자기 학교 의대에 두 자녀 편입시킨 정호영, 검증은 한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공유하며 "가즈아, 조국 시즌 2 국힘편"이라고 썼다.

정 후보자는 이날 언론에 "특혜가 없다. 확인해보면 특혜가 없다는 것이 나올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퇴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