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생명과학은 대마에서 추출한 천연화학물질 '칸나비노이드' 성분을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네오켄바이오와 '의료용 대마 소재 의약품의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네오켄바이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기술출자 회사다. 대마 성분을 고순도로 추출·가공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HLB생명과학은 이번 협약을 통해 네오켄바이오로부터 대마 추출물을 독점 공급받게 된다. 이를 이용해 암 뇌전증 치매 파킨슨 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를 개발할 방침이다.

HLB생명과학 신약연구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마성분 취급을 위한 '마약류 학술연구자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대마는 환각성이 있는 'THC'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다만 대마에 함유된 또 다른 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은 환각성이 없어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 뇌전증 치료제로 허가돼 처방되고 있다. 국내 소아 뇌전증 환자들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관련 제품을 공급받아 복용 중이다. 약가가 20일분 기준 140만원에 달해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국산 대마 품종은 대체로 CBD의 함량이 낮아 산업용으로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네오켄바이오는 빠른 시간 내 고순도 CBD를 추출해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용해 HLB생명과학 대표는 "항암 합성신약에 더해 천연물 유래 신약까지 회사의 신약 후보물질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며 "네오켄바이오의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대마 성분을 활용한 뇌전증 치료제, 항암제 등 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CBD 관련 시장은 2028년 약 15조원으로 예상된다.

HLB생명과학은 리보세라닙과 표적항암제 파이로티닙 등의 한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위암, 간암, 유방암, 반려견 유선암 등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