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12배 뛴 리튬…광물 틀어쥔 中 '쪼개기 계약'으로 가격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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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울며 겨자먹기'로 비싸게 구입하는 K배터리
中 가공업체 '슈퍼甲' 군림
니켈·코발트·망간 등 쓸어담아
장기계약도 1개월 단위로 전환
대놓고 가격 올리며 '쥐락펴락'
대체 수입처 찾는 기업들
지난해 연구개발에 2조 투자
포스코, 아르헨 리튬공장 건설
LG화학, 해외광산 투자 검토
中 가공업체 '슈퍼甲' 군림
니켈·코발트·망간 등 쓸어담아
장기계약도 1개월 단위로 전환
대놓고 가격 올리며 '쥐락펴락'
대체 수입처 찾는 기업들
지난해 연구개발에 2조 투자
포스코, 아르헨 리튬공장 건설
LG화학, 해외광산 투자 검토


배터리 공급망 장악한 中
1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제품·소재업체를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업계가 광물·화합물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한 중국 업체들에 휘둘리고 있다.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런 양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배터리·완성차 업체로서는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원재료를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렇다 보니 협상 과정에서 중국 가공업체들이 ‘슈퍼갑(甲)’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배터리 및 소재사 다섯 곳의 지난해 원재료 매입액이 전년(14조8873억원) 대비 34.3% 급증한 20조5억원으로 불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019년과 2018년은 각각 10조3112억원, 9조73억원이었다.ADVERTISEMENT
특히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국제가격은 미국 달러가 아니라 중국 화폐단위인 ‘위안’으로 책정된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가 남미의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 등 ‘리튬 삼각지’에 몰려 있지만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등 2차전지에 쓰이는 리튬 화합물 1위 생산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광물업체들이 일찍부터 남미와 호주에서 리튬을 대거 들여온 뒤 1차 가공을 거쳐 화합물을 생산하고 있다. 리튬 매장량에선 5~6%에 불과한 중국이 가격 측면에서는 10배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세계 리튬 공급망을 뒤흔들 수 있는 이유다.
R&D 투자로 원가경쟁력 확보
국내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해외에 공장을 지으며 공급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에서 양극재(절강포화), 전구체(절강화포) 생산법인을 운영 중이다. 자원 개발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상용화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LG화학도 해외 광산에 대한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이달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국내에 세우기로 한 합작법인(JV) 지분율도 확정할 계획이다.ADVERTISEMENT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밸류체인 ‘거점’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며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중국을 대체할 국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정민/김익환/강경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