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대한항공'에 녹아든 링컨, 챔프전 MVP 영예까지
챔프전 MVP 대한항공 링컨 "케이타는 배구계 유니콘 같아"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링컨 윌리엄스(29·등록명 링컨)는 경기를 치를수록 결정력이 높아졌다.

시즌 초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마지막 경기에서 윌리엄스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었다.

링컨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4점을 올렸다.

혈전이 펼쳐진 5세트에서는 팀 공격의 62.5%를 책임지며 11점을 수확했다.

개인 경기력과 기록만 보면 KB손해보험의 주포 노우모리 케이타가 링컨을 압도했다.

케이타는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역대 최다인 57점을 올렸다.

5세트 케이타의 공격 점유율은 100%였다.

하지만, 승리는 대한항공이 챙겼다.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KB손해보험을 꺾고 2년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링컨은 국가대표 토종 레프트 정지석·곽승석을 보유한 대한항공에 적합한 선수였다.

경기를 치를수록 V리그에 적응하고, 대한항공 팀 컬러에 맞춰가는 모습에 신뢰는 더 쌓였다.

링컨은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에서 88점을 올렸다.

팀 내에서는 최다, 양 팀 합해서는 케이타(119점)에 이은 2위였다.

챔피언결정전 최고 선수는 케이타였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는 링컨이었다.

링컨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31표를 얻어 팀 동료 정지석(10표)을 제치고 MVP 영예를 누렸다.

상금 500만원도 챙겼다.

챔프전 MVP 대한항공 링컨 "케이타는 배구계 유니콘 같아"
시상식이 끝난 뒤 링컨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시즌이 정말 길고 힘들었는데, 우승으로 마무리했다"며 "승리가 정말 간절했다.

정말 기분 좋다"고 운을 뗐다.

그는 "5세트에도 접전이 이어졌지만 '일단 1점만 뽑자'고 생각하며 버텼다.

어려운 순간이 정말 많았지만,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해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MVP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시상식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머리가 텅 빈 것 같았다.

그냥 나가서, 트로피를 받았다.

정지석 등 내 동료들도 MVP에 오를 자격이 있다.

우리 모두 대단했다"고 감격을 표했다.

링컨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불꽃처럼 타오른 상대 주포 케이타를 향해서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링컨은 "케이타는 배구계의 유니콘 같다.

실제 그런 선수가 존재하다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경기 뒤 케이타에게 '정말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만큼은 링컨이 케이타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는 더 높은 자리에 서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