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정국 첫 시험대…野 '본보기 낙마' 시도 돌파력 주목
법 개정 필요한 국정과제 산적…대국민 여론전 주력할 듯
尹정부 여당 첫 원내수장 오른 권성동…여소야대 협치 과제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에 오른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에게는 여소야대의 어려운 구도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예비 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만큼 산적한 입법 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둘지 주목된다.

8일 현재 원내 의석 분포는 더불어민주당 172석, 국민의힘 110석,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등이다.

무소속 7명도 대부분 민주당 출신인 만큼 '소여'(小與) 국민의힘의 압도적 열세라 할 수 있다.

차기 총선은 내후년 4월로, 권 원내대표는 1년 동안의 임기 내내 원내 과반을 차지한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국회 안팎에서 새 정부·여당의 운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인수위는 정부 조직 개편을 보류하고 문재인 정부 조직에 맞춰 내각을 꾸리기로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여의치 않은 데 따른 고육책으로 평가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국회 인사청문 정국은 권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본보기 낙마'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 원내 지도부를 상대로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이와 동시에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국민 여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역시 상당수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 과반의 설득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임기초 국정 동력 확보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의 책임이 더욱 막중한 셈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혁이나 임대차 3법 개정 등 문재인 정부 정책 방향과 정면 배치되는 공약이 끝내 좌초되지 않도록 하려면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고도의 원내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도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이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2차 추경을 약속한 가운데 민주당이 그 규모와 내용에 반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권 원내대표의 돌파력이 관건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4선 동안 협상력과 전투력을 두루 쌓아왔다"며 "모든 원내 전략은 대국민 여론전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尹정부 여당 첫 원내수장 오른 권성동…여소야대 협치 과제
권 원내대표가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윤핵관' 중에서도 맏형 격이라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과 수시로 직접 소통이 가능한 권 원내대표가 대야 협상에 있어 사실상 전권을 가지고 신속하게 접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소속 의원들의 민원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윤 당선인과의 친분에 기댄 수직적인 '당청' 관계에서 벗어나 건강한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것도 권 원내대표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야당과 극한의 대치보다 극적인 협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이를 의식한 듯 권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저는 경선이나 선거 과정에서 당선인께 쓴소리와 직언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부각했다.

이날 정견 발표에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