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지분을 투자한 영국 위성통신업체 원웹이 제조한 로켓.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지분을 투자한 영국 위성통신업체 원웹이 제조한 로켓.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그룹은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을 통해 우주와 그린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일상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대전환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 회장은 “100년 한화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신사업의 성과를 앞당기고, 신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해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항공우주 △그린에너지 △디지털금융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미래 사업이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 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의 한화를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세대 교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김 사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더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화는 한화솔루션(36.23%)·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한화생명보험(18.15%)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한화 지분 4.44%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22.65%)에 이은 개인 2대 주주다. 2020년부터 미등기 이사로 전략부문장을 맡았지만, 이사회엔 참여하지 않았다.

한화는 인류의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우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역점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는 KAIST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스페이스 허브의 초대 수장이 김 사장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시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에어택시 상용화의 열쇠가 되는 전기추진시스템 테스트를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해야 활주로가 없는 UAM 시설 구현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8월엔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 원웹 주식 25만 주(지분 8.8%)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위성·안테나 기술을 앞세워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 사업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을 차별화한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에너지랩스(GELI) 인수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의 분석 기술을 활용해 잉여 전력을 판매하는 게 한화솔루션 VPP 사업의 골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