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젤렌스키 "러시아군의 제노사이드로 평화협상 더 어려워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으로 평화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 국영방송에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차를 비롯해 러시아군이 장악했던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수백 구를 수습했다며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시신의 경우 몸이 묶인 채 근접 사살된 흔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복을 착용하고서 부차를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전쟁 범죄이며 국제사회에서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학살)로 인정될 것"이라며 "그들이 자행한 짓을 목격한 현 상황에서 대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군이 어린이를 포함해 수천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팔다리 절단 등의 고문을 자행한 것은 물론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전날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사법기구 설립을 승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민간인 대량학살 책임자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올렉시 레스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악을 처벌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다"며 정보당국이 모든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행태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의 악명높은 무장 친위대인 독일 나치 슈츠슈타펠(SS)과 비유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부차에서의 민간인 대량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부차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우크라이나 측의 민간인 학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며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제사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