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바이든이 비축유 푸는 이유…중간선거해, 이때부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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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월 1일부터 '비 우호국' 가스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루블화로만 받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푸틴과 통화한 뒤 "나는 유로, 달러 지불이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고, 푸틴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계약에는 루블화 지불 조항이 없다는 것이죠. 러시아는 독일 등이 유로, 달러 등을 러시아 가스프롬 은행에 송금한 뒤 루블화로 환전해 결제하는 걸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러시아는 4월부터 종료되는 계약에 대해 갱신할 때 루블화 결제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가스 대금을 즉시 루블로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점진적 절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푸틴의 대통령령 서명 사실이 나온 뒤 급등했다가, 이후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월가에서는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가스프롬이 가스 대금을 받으면 80% 이상 즉시 루블화로 환전하도록 했는데, 이 비율이 100%로 올라가는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비축유 방출 발표 직후 보고서를 내고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125달러에서 115달러로 낮췄습니다. 대략 유가를 배럴당 10달러 정도 낮추는 효과를 인정한 것이지요.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비축유 방출은 올해 시장 균형을 맞추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지만, 구조적인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③ 중간선거가 있는 해 초반에는 통화 및 재정 정책에서 높은 수준의 긴축이 나타난다.
왜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증시가 부진하고 통화 및 재정 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설까요? 네드데이비스는 "이는 이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행됐던 경기 부양책이 1년 넘게 지속한 뒤 끝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부양책은 중간선거 직전에 바닥을 친 뒤, 가속화되어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네드데이비스의 에드 클리솔드 전략가는 "올해 초반은 많은 투자자가 잊고 싶어 할 정도로 좋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미 중앙은행(Fed)은 긴축 사이클에 돌입하고 있으며, 소득 성장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으며, 재정 부양책은 감소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원자재 부족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있는 해 상반기에는 통상 약한 경향이 있으며, 위험 요인은 약간씩 다르지만 통상 재정 부양책의 감소, Fed의 긴축, 정치적 불확실성 등 세 가지는 항상 공통적 고민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소식은 3분기 말이 되면 분위기가 좋아진다는 것이고, 이런 반전은 개선된 재정, 통화 정책 및 정치 환경에 의해 주도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몇 달은 어렵겠지만 증시는 살아난다는 것이죠.
이날 물가는 그리 높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월초에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게 나온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집계된 수치여서 유가 폭등 등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점이 아니란 뜻입니다.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가는 2월 갤런당 3.52달러에서 3월 4.22달러로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특징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세 가지를 주목했습니다.
① 실질 가처분소득(real disposable income)의 감소
개인 소득(Personal income)은 전달보다 0.5% 늘어났습니다. 가처분소득도 0.4%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가처분소득은 0.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워낙 인플레이션이 높은 탓입니다. 여기에는 재정 부양책에 따른 지원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여파가 줄어들면서 여행과 식당 지출 등 서비스 지출은 전달보다 0.9%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상품 지출은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가 줄어들면서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소비 감소(-4%)는 재고 부족+가격 상승에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라 2월 개인소비지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월가 예상 0.5% 증가를 밑돌았습니다.
③ 저축을 까먹고 있다
2월 저축률은 6.3%로 나타났습니다. 전달(6.1%)보다는 높아졌지만, 이는 장기 추세보다도 낮은 것입니다. 실질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를 위해 저축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용에서는 긍정적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4000명 증가한 20만2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19만5000명)보다 많았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고용이 강하다는 건 1일 아침 8시 30분 발표될 3월 고용보고서에서도 나타날 것입니다. 월가는 지난달 신규고용이 대략 49만 개(블룸버그 집계)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57만5000개, JP모간과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는 55만 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는 52만5000개 등 월가 컨센서스보다 높게 보고 있습니다. 판테온이코노믹스는 '0'으로 예상하면서 컨센서스가 좀 낮아진 상태입니다.
ING는 이날 "개인소비지출과 소득, 고용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모두 물가 압력을 통제하기 위해 통화 정책이 훨씬 더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최근 Fed의 움직임을 볼 때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지 않는다면, 절대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경제 지표들이 강력한 긴축을 가리키면서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후 5시께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오르고 10년물 금리는 내리면서 '진짜' 수익률 곡선 역전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29일 일시적으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역전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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