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국제 유가가 많이 떨어졌는데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1분기 마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1.57% 떨어진 4,530.41, 나스닥지수는 1.54% 밀린 14,220.52, 다우지수는 1.56% 하락한 34,678.35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하면서 유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0% 내린 100.28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4.8% 떨어진 107.91달러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를 낮추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내놨습니다.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씩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약 1억8000만 배럴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유전 사용 허가를 받아놓고서도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선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습니다.

RBC 캐피탈은 “전략비축유의 총알이 떨어져간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안정에 도움은 되겠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물가 및 경기에 대한 우려는 지속됐습니다.

2월의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지수는 4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5.4% 상승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통화 정책 변경에 참고하는 지표여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물가가 또 뛴 것으로 나타나면서 Fed의 긴축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특히 2월의 PCE 물가엔 우크라이나 전쟁(2월 24일 개전) 이후의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만 빅키 창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향후 6개월간 경기 침체 확률은 매우 낮다”며 “12개월 후 침체 확률도 38%에 그친다”고 적시했습니다. 침체가 실제로 발생하더라도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완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언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는 “4월은 역사적으로 상승 반전을 기대할 만한 시기”라며 “1950년 이후 평균 주가가 가장 높았던 때가 4월”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조앤 피니 어드바이저스캐피탈 파트너는 “미 채용 상황을 보면 경제가 여전히 팬데믹(대유행)을 탈출하는 중”이라며 경기가 확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별 종목 중 게임스톱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라이언 코헨 회장이 3.333대 1의 액면분할을 발표한 덕분입니다. 게임스톱과 같은 밈주식으로 분류되는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도 덩달이 뛰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12분만에 끝난 원유 증산 회의 ② 푸틴 큰 그림?…조지아 자치주도 러 편입 투표 ③ 호실적 월그린스의 주가 급락 스토리 ④ 월가 “최소 6개월은 침체 없다”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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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