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산업기술시험원장 "미래산업 위한 장비·시설 구축…글로벌 기관 성장할 것"
김세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원장(사진)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지난 1년을 “산업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고 국가 위상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글로벌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한 해”로 평가했다.

4월 13일, 우리나라 산업기술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KTL은 창립 56주년을 맞는다. 김 원장은 열여섯 번째로 KTL의 바통을 이어받아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

취임 이후 핵심적인 성과에 대해 김 원장은 “2차전지, 5G, 생물학적 안전시험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및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장비 및 시설 구축에 약 227억원을 투자했고 성과도 확인했다”며 “KTL의 색깔이 확실하게 잡혀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신성장·고부가 사업구조로 전환해 기관 성장을 견인(전년 대비 매출액 17% 증가)한 것은 물론 시장에 출시되는 신제품·서비스에 대한 발 빠른 안전성·성능시험으로 기업 경쟁력 제고와 국민 안전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도 정립할 수 있었다”며 “미래사업 발굴을 통해 매출과 이익, 대외 기관 포상 확대 등 의미 있는 성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KTL은 지난해 정부고객만족도(PCSI) 점수 87.9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받았다. 또 전 세계 55개국 156개 시험인증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인증, 수출애로 해소 기술지원 약 492건을 진행했고, 무역기술장벽(TBT) 대응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기술표준원 표창도 수상했다.

KTL은 코로나19 극복 지원 등 국민 안전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요구되는 과제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백신 주사기의 성능·무균 시험기간을 50% 단축하고 기업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을 지원했다. 재택 치료키트(산소포화도 측정기)와 방역 체온계, PCR 검사장비 등에 대해서도 신속한 기술지원에 나섰다.

김 원장 개인적으로도 취임 후 가장 강조한 분야로 ‘고객지향’과 ‘안전’을 꼽았다.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고객관계관리(CRM) 고도화 등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활동들을 추진했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해 직장 내 안전한 사업장 구현과 무재해 안전경영 실현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신설·강화하고 매주 HSE(안전·보건·환경) 개선대책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인프라를 강화했다.

유럽 유학파인 김 원장은 “유럽 기업들은 계량화한 지표를 바탕으로 직장 내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안전관리 및 작업 근무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L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지역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기여도다.

KTL은 2015년 3월 본원을 경남 진주로 이전한 이후 지역 특화산업인 항공우주산업 견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2020년 우주부품시험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진주상평산단 내에 국제기준 부합 13종 항공기 시험장비를 보유한 국내 민수 분야 최대 규모의 항공전자기기술센터를 개소했다. 또 진주 본원 안에 구조융합 엔지니어링 및 플랜트 기자재 장비를 새롭게 구축해 지역 항공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험인증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김 원장은 “KTL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우주·항공시험소 개소와 특화산업 발전에 함께 응원해주는 지역민의 든든한 이웃이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자체는 물론 지역의 산학연과 함께 지역 산업과 경제를 뒷받침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는 핵심적인 공공기관으로 자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공지능, 2차전지,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신기술 분야 시험평가 기반 구축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산업기술 강국의 굳건함을 위해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 부여받은 소명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