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 안나린(26·사진)이 데뷔 후 최고 성적(3위)을 올렸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파72)에서 열린 JTBC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다.

안나린은 이날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그는 우승을 차지한 아타야 티띠꾼(19·태국)에게 1타 뒤진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나린은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며 2승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해 올해부터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중고 신인’이다. 지난 두 경기에서 각각 공동 34위와 공동 37위에 올랐고 세 번째 경기 만에 ‘톱10’에 들었다.

승부처마다 흔들린 건 아쉬운 대목이다. 전날 3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6타를 줄였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로 미끄러졌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16번홀까지 잘 싸우다가 17번홀(파5)에서 보기로 미끄러졌다. 버디를 노려 공격적으로 퍼팅한 게 화가 됐다. 2퍼트로 막아 파만 기록했어도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안나린은 “(17번홀에서) 첫 퍼팅을 강하게 쳐서 생각보다 많이 지나갔다”며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대회에선 더 집중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티띠꾼은 최종 라운드에서만 8타를 줄이는 ‘버디쇼’를 펼치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친 그는 나나 마센(28·덴마크)과 연장전에 들어갔고, 2차 연장에서 보기를 기록해 우승했다.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신인상과 대상을 휩쓸고 미국으로 건너온 티띠꾼은 LPGA투어 진출 후 5개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8000만원)다. LPGA투어 신인상 레이스에서 329점을 쌓아 최혜진(114점)과 안나린(104점)을 압도하고 있다.

먼저 경기를 끝낸 뒤 대기한 티띠꾼은 17언더파를 치며 우승이 유력했던 마센이 18번홀에서 보기로 미끄러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마센은 2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데 이어 보기 퍼트마저 넣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쳐 ‘연속 언더파 행진’을 34개 라운드로 늘렸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