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이 연속 언더파 라운드 기록을 33라운드로 늘렸다. 고진영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1~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3위다.

이번 대회에서 65-71-70타를 친 고진영은 연속 언더파 행진을 33라운드로 이어갔다. 그는 이달 초 HSBC 챔피언십에서 30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을 앞세워 우승하며 이 부문 종전 기록인 29라운드(안니카 소렌스탐, 리디아 고)를 넘어섰다. 다만 60대 타수 행진은 지난 2라운드에서 71타를 치며 16라운드에서 중단됐다. 16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도 LPGA투어 신기록이다.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해 출전한 유일한 LPGA투어 대회인 HSBC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승률 100%를 달성한다. 그는 작년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다만 사흘간 14언더파로 선두로 나선 나나 마센(28·덴마크)에게 4타 뒤져 있어 최종 라운드에서 분발해야 한다.

고진영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이 57.14%(8/14)에 그쳤지만 자신의 장기인 아이언으로 만회했다. 그린적중률 77.78%(14/18)를 기록해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에 버디 2개를 잡은 뒤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게 옥의 티였다.

‘중고 신인’ 안나린(26)은 이날 3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사흘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친 안나린은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다. 안나린은 이날 17번홀(파5)까지 신들린 퍼팅 감각으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를 기록해 합계 14언더파로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해 2위로 밀렸다. 두 번째 샷이 나무 밑에 박혔고 탈출 과정에서만 2타를 잃었다. 결국 5온-2퍼트로 마무리하며 3타를 까먹었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던 안나린은 지난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뒤 올해 LPGA투어에 데뷔했다. LPGA투어 데뷔전인 게인브리지 LPGA에서 공동 34위, 두 번째 대회인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선 공동 37위에 그쳤다. 이날 뼈아픈 실수에도 이 대회에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3일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덴마크 선수 최초로 LPGA투어 우승을 차지한 마센은 2개 대회 연속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