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업체 가운데 자체 생산시설을 둔 곳은 많지 않다. 콜마BNH, 코스맥스바이오 등 제조 전문업체에 맡기면 원하는 제품을 곧바로 받아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줄어들면 ‘목돈’을 들인 생산시설을 놀릴 수 있는 만큼 외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종근당건강은 정반대 길을 택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도 않았던 2013년부터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데 이어 2020년에는 새 공장을 짓기 위해 13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첫 삽을 뜬 지 1년10개월 만인 23일 신(新)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충남 당진시 합덕읍에 들어선 신공장은 연면적 4만1119㎡(약 1만2500평)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공장 중 가장 크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그동안 콜마BNH에 일부 맡겼던 ‘락토핏’ 생산물량도 갖고 올 계획이다.

종근당건강은 2016년 락토핏을 선보일 때부터 자체 생산을 했지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어쩔 수 없이 2019년부터 상당수 물량을 콜마BNH로 돌렸다. 출시 첫해 180억원 정도였던 락토핏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락토핏이 ‘100% 자체 생산’으로 전환되면 시장점유율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비 절감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종근당건강은 ‘규모의 경제’를 감안해 현재 락토핏 가격을 경쟁 브랜드보다 20%가량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건강은 당진 신공장에 국내 최대 유산균 전용 생산라인뿐 아니라 최첨단 연질캡슐 제조라인과 홍삼 등 액상제품 자동화 생산라인도 들였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산예측 시스템과 자동창고 시스템도 갖췄다. 종근당건강은 신공장 준공으로 연간 생산능력이 금액 기준으로 2500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해외 락토핏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