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양선 17대 추돌사고 10명 중경상…미시령에 차량 수십 대 갇혀
'향로봉 82.5㎝' 겨울로 되돌아간 계절…고성 흘리 마을 110가구 정전

19일 강원도 내 곳곳에서 봄을 시샘하는 3월 폭설이 내려 산간마을의 전기가 끊기고 눈길 추돌 사고와 고립 사태가 속출했다.

'3월 폭설'에 전기 끊기고…눈길 추돌 '쾅쾅'·고립 속출(종합3보)
이른 아침부터 내린 폭설에 고속도로 곳곳에서 잇따른 눈길 사고로 주말을 맞아 동해안으로 향하는 차들이 큰 혼잡을 빚었다.

80㎝가 넘는 폭설에 계절이 겨울로 역주행하자 봄 마중 나온 봄꽃들은 화들짝 놀라 눈 이불을 덮어쓴 채 움츠러들었다.

'3월 폭설'에 전기 끊기고…눈길 추돌 '쾅쾅'·고립 속출(종합3보)
◇ 서울양양선 차량 17대 추돌·10명 부상…미시령 차량 뒤엉켜 수십 대 고립
도내 주요 고속도로와 동해안 국도에서는 크고 작은 눈길 추돌사고가 속출하고, 월동장구를 미처 장착하지 못한 차들이 뒤엉켜 장시간 오도 가도 못한 채 눈길에 고립되기도 했다.

오전 8시 33분 양양군 서면 서면6터널 인근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면 145.5㎞ 지점에서 처음 사고가 난 차량 5대를 비롯해 총 17대의 차량이 순차적으로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테슬라 승용차에 타고 있던 8세 어린이 등 4명이 크게 다쳤고, 카니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 등 6명이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 사고 차량 5대와 후속 사고 차량 6대 등 11대의 차량이 고속도로 2개 차선에 뒤엉켜 이 구간 통행이 1시간 30여 분가량 전면 통제됐다.

이로 인해 동해안으로 향하는 차들이 수㎞가량 길게 늘어서면서 2시간여 가까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사고 수습에 나선 경찰은 1시간 30여 분 만인 오전 10시께 2개 차선 중 1개 차선을 확보한 데 이어 오전 10시 35분께는 2개 차선 모두 정상 소통시켰다.

정오께도 이 구간에서는 차량 2대가 추돌사고가 나 한때 1개 차선으로만 차량 통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3월 폭설'에 전기 끊기고…눈길 추돌 '쾅쾅'·고립 속출(종합3보)
이날 도내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등지에서 신고된 고속도로 추돌사고만 10여 건에 달한다.

속초∼인제를 잇는 미시령 동서관통도로구간에서는 눈길이 미끄러진 차들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한 채 고립되기도 했다.

설악 델피노 리조트 앞 교차로∼한화리조트 앞 교차로 구간을 오르다가 고립된 차량만 수십 대에 달했다.

차들이 2∼3시간씩 오도 가지 못한 채 고립되자 경찰은 일성콘도 앞 교차로에서 중앙선 분리대를 개방해 차량을 속초 방향으로 우회시켰다.

고립된 차들은 대부분 나들이 차량으로 미처 월동장구를 장착하지 못하고 운행하다 곤경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도로관리 당국은 동해안을 오가는 차량은 월동 장비를 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고성군 간성읍 흘리 마을 110여 가구에서 폭설에 의한 정선이 발생, 이 마을 주민들이 2시간 30여 동안 추위에 떠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3월 폭설'에 전기 끊기고…눈길 추돌 '쾅쾅'·고립 속출(종합3보)
◇ 밤까지 산지 2∼7㎝ 눈 더 내려…대설특보는 모두 해제돼
향로봉에 82.5㎝의 눈이 쌓이는 등 산간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졌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후 9시까지 쌓인 눈의 양은 향로봉 82.5㎝, 미시령 72.8㎝, 설악산 56.5㎝, 삽당령 43.7㎝, 대관령 29.3㎝, 태백 26.3㎝ 등이다.

내륙은 강릉 왕산 28.2㎝, 용평 27.8㎝, 강릉 성산 24.8㎝, 평창 면온 19.1㎝, 강릉 4㎝, 고성 현내 2.4㎝ 등의 적설량을 보인다.

▲ 비도 함께 내리면서 누적 강수량은 미시령 136㎜, 향로봉 107.5㎜, 설악동 88㎜, 삼척 원덕 68㎜, 양양 오색 68㎜, 강릉 68.5㎜, 옥계 55㎜, 동해 57.1㎜, 속초 50.4㎜ 등이다.

도내에 내려진 대설 특보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다만 밤까지 산지는 2∼7㎝, 내륙과 동해안은 1㎝ 안팎의 눈이 더 내리겠다.

예상되는 비의 양은 강원 영동은 5㎜ 안팎, 남부 내륙은 1㎜ 내외다.

기상청은 "내륙은 늦은 오후, 동해안과 산지는 밤까지 비 또는 눈이 오다가 그치겠다"며 "눈 또는 비로 인해 교통사고가 날 수 있으니 감속 운행과 안전거리 확보 등 교통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