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 사망자 급증 속 정책 불확실성에 불만 고조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당국의 정책 불확실성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14일 코로나19 신규 사망자가 역대 최다인 286명 보고됐다.

지난해 말까지 2년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13명이었는데, 하루 사망자가 이를 훨씬 능가한 것이다.

누적 사망자는 4천279명이다.

사망자 폭증에 영안실 부족 등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른 홍콩은 코로나19 통제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사망자와 중증 환자 규모 줄이기라며 앞서 예고했던 740만 전 시민 강제 검사 계획을 뒤로 미룬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그사이 도시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패닉 바잉'에 나섰던 홍콩 시민들은 강제 검사 계획 유보에 좌절감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정부의 전수 검사 계획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자 많은 사업장이 폐점과 파산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아무런 사업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많은 사업주와 직원들이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정부의 일관성 없고 오락가락하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특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일시적으로 폐쇄된 16개 유형의 사업장은 정부의 애초 계획대로라면 전수 검사가 끝난 후 다음달 21일 영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전수 검사 계획이 기약 없이 뒤로 밀리면서 이들 사업장은 파산 상태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부터 두달 넘게 폐쇄 중인 헬스클럽, 피부관리실, 극장, 유흥업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일시 폐쇄를 명령했던 미장원에 대해서는 한달 만에 다시 영업을 허용하자 "영업 재개 기준이 뭐냐"며 다른 업종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시가 14일 도시 봉쇄에 들어가자 일각에서는 선전식 도시 봉쇄를 홍콩에서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든다고 SCMP는 전했다.

다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4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홍콩은 자원과 인력, 시스템 차원에서 선전처럼 전수 검사를 불시에 갑자기 단행할 수 없다"며 선전과 홍콩의 직접 비교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인구 밀도가 높은 홍콩에서 대규모 검사를 위해 줄을 서는 동안 교차 감염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촉발될 수 있다"며 "우리는 아직 며칠 사이 세 차례 전수 검사를 진행할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콩 유일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탐유충이 "인구가 거의 2천만명에 달하는 선전이 할 수 있는 일에 무슨 변명이 가능할까?"라고 지적하는 등 람 장관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혼란은 가중되는 형국이다.

한편,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치료를 지원할 중국 의료진 선발대 75명이 14일 도착했으며 다른 300명이 이번 주 내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코로나 사망자 급증 속 정책 불확실성에 불만 고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