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선서 콜롬비아 역사상 첫 좌파정권 나오나
게릴라 출신 페트로, 콜롬비아 좌파 연합 대선 후보 확정
콜롬비아 좌익 게릴라 출신의 구스타보 페트로(61) 전 보고타 시장이 좌파 연합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페트로 전 시장은 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80%가량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대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이번 경선 승리도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1980년대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 몸담았던 페트로는 2012∼2015년 수도 보고타 시장과 상·하원 의원을 지냈다.

2010년 대선에 출마해 9%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했고, 2018년 두 번째 도전에서 결선까지 진출했다가 이반 두케 현 대통령에 패했다.

페트로가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콜롬비아에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과거 콜롬비아 선거에선 좌파 정당이 대체로 고전해 왔으나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의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겪으며 중도우파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져 좌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전날 일제히 치러진 주요 정당 연합의 경선 중에서도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경선에 가장 많은 557만 명가량의 유권자들이 참여해 페트로의 당선 기대감을 키웠다.

게릴라 출신 페트로, 콜롬비아 좌파 연합 대선 후보 확정
398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보수연합 '콜롬비아 팀'의 경선에선 페데리코 구티에레스(47) 전 메데인 시장이 승리했다.

중도 연합인 '중도 희망'은 218만 명이 참여한 경선을 통해 역시 메데인 시장을 지낸 세르히오 파하르도(65)를 후보로 내세웠다.

이들 세 후보와 다른 중소 정당 후보들은 오는 5월 29일 4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기타 정당 후보 중엔 2002년 반군에 납치돼 6년간 억류됐던 잉그리드 베탕쿠르도 포함돼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가 6월에 결선을 치른다.

전날 함께 치러진 상·하원 의원 선거에선 다수당 없이 여러 정당이 의석을 나눠 갖는 결과가 나왔다.

14일 현지 일간 엘티엠포에 따르면 총 108석의 상원에선 '역사적 조약'과 보수당이 각각 16석, 중도좌파 진보당이 1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의 경우 진보당이 188석 중 가장 많은 32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역사적 조약'과 보수당의 의석은 각각 25석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