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직원이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ID.3 모델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폭스바겐 직원이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ID.3 모델 전기차 생산라인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
폭스바겐이 플래그십 전기차 생산을 위해 본사가 있는 독일에 신규 공장을 짓는다.

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트리니티(Trinity)'를 생산하기 위해 본사가 있는 독일 볼프스부르크 인근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20억유로(약 2조7000억원)로 내년 초 착공한다.

하버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신규공장 건립은 우리가 계획한 여러 미래 전략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혁신적 자동화 생산 라인 구축을 통해 생산 시간 단축과 조립 품질 향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4년까지 전동화 사업에 730억유로(약 95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2020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26년에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차량 4대 중 1대를 전기차로 채울 것이란 계획을 세웠다.
베를린 외곽 기가팩토리 공사현장에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민·기사당연합 총리후보. /연합뉴스
베를린 외곽 기가팩토리 공사현장에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민·기사당연합 총리후보. /연합뉴스
폭스바겐의 이 같은 발표는 최근 테슬라가 독일을 유럽 전기차 시장의 전초 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주목된다.

테슬라의 유럽 생산기지인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테슬라 공장)는 착공 2년 만에 지난 4일 독일 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테슬라는 이 공장에 50억유로(약 6조6800억원)를 투자했다. 테슬라는 2주 안에 환경 평가에 대한 서류를 제출하고 관련 검사를 최종 통과하는 대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베를린 기가팩토리가 가동되면 독일에서만 연간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어 테슬라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2020년과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기록해 물량을 앞세운 폭스바겐(25%)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완성차 회사들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7월 오는 2030년까지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핵심 12개 법안 패키지를 담은 '피트 포 55(Fit for 55)'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엔 2035년부터 EU 내에서 휘발유·디젤 엔진 장착 신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