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정치하겠다…국정은 초보 연습장 아냐" 부동층 지지 호소尹 '제주 패싱' 부각도…8일 마지막 선거운동은 수도권 집중 예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대선을 이틀 남긴 7일 제주도에서 출발해 북상하는 '경부선 상행 유세'에 나섰다.오전 제주시에서 첫 유세를 한 뒤 비행기를 타고 상륙해 낮부터 부산, 대구, 대전, 청주 등을 들러 유세를 이어가는 일정이다.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시 동문 로터리 유세에서 "과거가 아니라 통합되고 행복한 미래로, 다시는 전쟁과 증오,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자"며 "대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또 "국정은 초보 아마추어들의 연습장이 아니다"라며 "지도자가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무지하면 그 나라가 어떻게 되느냐"고 말했다.인물과 능력의 우위와 국민 통합을 강조하면서 끝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마지막 선택을 유도하고, 이런 흐름을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까지 북상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겼다.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제주 유세를 '패스'했다는 점도 부각했다.찬조연설자인 진성준 의원은 "오늘 윤 후보도 제주에 온다더니 취소했느냐"며 "제주 도민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했다.이 후보도 "제주도는 비록 작은 섬이지만 당당한 대한민국 17개 시도의 멤버"라며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서 왔으니 한 20만 표는 더해주는 것이냐"고 물었다.광역시·도 가운데 이 후보에게 우호적인 편으로 분석되는 제주 민심의 지지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동남풍'의 진원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선대위 관계자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유력 후보가 선거기간 제주에 방문하지 않은 첫 번째 사례"라며 "안 그래도 제주가 차별에 민감한 곳인데, 윤 후보가 가지 않으면 완전히 차별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제주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오후 1시 30분 부산 창선삼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할 예정이다.유세에는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합류해 지지층 총집결을 호소한다.이어 대구 두류공원, 대전 둔산갤러리아 앞, 충북 청주 성안길에서 유세가 예정됐다.유세에서는 코로나와 경제 위기, 국제질서의 변동, 산업 전환 등 격변의 시기를 헤쳐나가려면 경험 있는 지도자와 172석 거대 여당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또 정치개혁·통합정부론도 거듭 설파하며 정권 심판론에 기대 문재인 정부 및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몰두하는 윤 후보와 차별화할 예정이다.선거 판세가 1∼3%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구도라는 판단에 따라 실리에 민감한 중도층 공략 차원에서 지역별 현안을 거론하는 맞춤형 공략도 이어간다.이 후보는 부산에서는 가덕도 신공항과 2030년 엑스포 유치, 남부 수도권 경제수도 구상 등을 제시하며 "올여름 전까지 민생 경제를 회복시켜 여름 휴가철 부산 경제가 살아나게 하겠다"고 약속할 예정이다.대구에서는 경북 울진의 산불 피해를 위로하면서 경북 출신이라는 연고를 강조하고, 대전과 청주에서는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론을 비판하며 '충청의 사위'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할 계획이다.선대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지지층은 결집할 만큼 결집했고, 이제 남은 것은 5% 안팎의 중도층을 누가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라며 "투표소에 들어갈 때까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수도권을 순회하며 최후의 한 표까지 '영끌'에 나설 방침이다.선대위는 서울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뒤 경기와 인천의 주요 거점을 거쳐 다시 서울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오후 9시 이전에 확성기를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유세는 정치적 의미가 큰 광화문 일대에서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이후로도 이 후보는 밤 12시까지 청년층이 많은 지역을 찾아 '육성 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과 신속 합당…민주당 훌륭한 분들과 잘 협치"대장동 의혹 거론 "저런 짓 하는 사람이 어떻게 경제대통령 한다는건가"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이재명의 민주당 주도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해서,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고 경제가 뭔지도 모르는 이런 사람들을 잘 정리하면 민주당은 발전한다"고 말했다.윤 후보는 이날 경기도 구리 유세에서 "민주당에도 아주 양심적이고 좋은 분들이 많이 있다.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또 "제게 정부를 맡겨주시면 우리 국민의힘과 우리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신속하게 합당해서 국민들께 멋진 미래를 선사할 수 있도록 가치와 철학을 더 넓히고, 민주당의 훌륭한 분들과 잘 협치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잘 모시겠다"고 밝혔다.협치를 강조한 이같은 발언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윤 후보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대통령제냐 내각제냐 정치개혁이냐 이런 얘기를 하기 전에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민주주의 아니겠나"라며 "국민의 머슴인 위정자는 오로지 국민 이익만 위해서 일해야지 자신들의 사익을 따지면 안 된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또 "부정부패 안 하고 깨끗해야 하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며 "그런데 지난 5년 민주당 정권이 한 걸 보니까 정당 이름에 '민주' 자를 붙이기가 좀 안 됐죠"라고 비판했다.그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상기시키며 "여기(구리)도 제2의 대장동이라고 많은 분들이 규탄하는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사업이 있었죠"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한 사람이 후보가 되니까 구리시 민주당에서 활동하시던 분들 1천여명이 탈당해서 국민의힘으로 왔다.이 지역구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인데 오죽하면 그렇게 하겠나"라고 말했다.그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김만배 일당이 도시개발사업 한다고 3억5천만원 들고 가서 8천500억원을 빼먹었다.그리고 아파트가 계속 분양되면서, 교도소에 앉아 있는데 1조원까지 계좌에 돈이 딱딱 꽂힌다는 것"이라며 "저런 부정부패를 보면 기업하는 분들이 투자해서 기업하고 싶겠나.근로자들이 새벽부터 일할 맛이 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저런 짓 하는 사람이 어떻게 경제 대통령을 한다는 건가"라며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고 국민을 제대로 받들어 모시면 경제가 성장하게 돼 있다.위정자나 정부가 바보 멍청이 짓만 안 하면 우리 국민처럼 머리 좋고 근면 성실한 분들이 있는데 왜 성장을 못 하겠나"라고 했다.그는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을 망치고 국정을 농단한 아주 나쁜 사람들이 다 이재명 후보를 만든 사람들"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 사람들은 학교 다닐 때 데모 좀 했다고 그 족보팔이를 해서 수십 년을 정치권 언저리에 맴돌면서 벼슬자리하고 이권에 악착같이 집착한다. 아주 돈을 좋아한다"고 비판했다.이어 "그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뭔지 모른다. 운동권 이념과 그런 이론들을 국가에서 채택한 나라 치고 발전한 나라가 없다"고 했다./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대선 판세를 초박빙으로 점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제주 일정 취소를 두고 "수도권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우 본부장은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저희가 현장 분위기까지 보고 종합적으로 내린 판단은 초박빙 상태라는 것"이라며 "인천·경기는 저희가 경합 우세로 보며 서울은 사실 열세였는데 지금은 다 박빙 열세로 전환됐다"라고 설명했다.그는 "저희가 막판 수도권에 집중하는 이유도 특히 서울, 인천·경기는 좀 우세하므로 '서울에서 이기면 (대선도) 이긴다' 이렇게 보고 있다"며 "사전투표 현장에서 봐도 20~30대 여성들이 꽤 많이 있었고, 중도 부동층으로 분류된 여성 표심이 이재명 후보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라고 부연했다.그러면서 '윤 후보 유세 일정 중 제주가 갑자기 빠진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한 8% 포인트 이긴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 정도 이기면 (윤 후보가) 제주 일정을 취소할 리가 없다"며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고 수도권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도권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답했다.이어 "지금은 소위 바둑으로 보면 끝내기 수순인데, 반집 승부라고 볼 때 저렇게 허둥지둥하면 제가 볼 때 별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지금 제주도 일정을 취소한 것은 큰 실책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앞서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당초 7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유세할 예정이었지만 수도권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게 되면서 제주 유세 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한편 이 후보는 이날 제주 동문 로터리에서 현장 연설을 통해 "제주도는 바람도 많고 햇빛도 좋아 재생에너지, 탈탄소 사회에서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햇빛과 바람으로 제주도민에게 햇빛 연금과 바람 연금을 가장 빨리 지급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